사람은 못 들어가는 식당이 탄생했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무려 67만㎡(약 20만 평)로, 30만㎡(약 9만 평)의 마라도에 2배가 넘는 면적이다. 도대체 이 기이한 식당의 존재는 무엇일까.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중국 남서부 운남성에 코끼리 식당이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말이 식당이지 코끼리의 식량기지이다. 작년 12월에 공사를 시작해 한화 175억 6000만원을 들여 지난달 완공했다.
식당은 주 고객인 야생 아시아 코끼리를 위해 다량의 식물을 저장할 공간과 5개의 거대 소금 웅덩이를 갖췄다. 공사가 시작된 이유는 작년 4월 중순 암컷 코끼리 14마리와 수컷 1마리, 총 15마리의 코끼리 무리가 먹이를 찾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 3마리는 중도에 서식지로 되돌아갔고 같은 해12월에는 아기 코끼리가 태어나기도 했다.
코끼리 무리는 17개월간 1300km를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여정은 중국 현지 매체가 생생하게 보도했다. 운남성의 경찰관 및 직원 2만5000여명이 드론 973대와 긴급차량 1만5000여대를 동원해 코끼리를 쫓았다. 현재 중국 남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아시아 코끼리의 수는 약 300마리인데 한 마리의 무게만 5t톤이다. 이런 코끼리가 안전하게 집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대규모의 인력과 자원이 필요했다.
결국 중국 정부는 먹이를 찾기 위해 서식지를 떠난 코끼리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집근처 ‘식당’을 선물하기로 하고 식량기지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15만명 이상의 지역주민을 대피시켜야 했고, 지역의 식량 약 18만kg을 코끼리들은 먹어치웠다.
8월 12일 ‘세계 코끼리의 날’을 맞아 중국 생물다양성보전 녹색개발재단(CBCGDF)의 저우진펑 사무총장은 중국 지역주민과 야생동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갈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끼리가 타고난 본능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생태 통로를 건설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코끼리가 활동하는 마을 주변으로 펜스를 설치하고 민가 주변의 벽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민들의 안전한 주거 환경을 보장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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