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식품 기업이 재작년에 올린 광고가 때늦은 질타를 받고 있다. 여성 모델의 가느다란 눈이 중국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해당 기업은 “국민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라며 광고를 모두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광고는 중국 식품 기업 싼즈쑹수(三隻松鼠)가 2019년 10월 출시한 즉석라면 광고다. 광고 모델인 차이냥냥(菜孃孃)은 작고 가느다란 눈매와 두꺼운 입술로 제품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몸에는 중국 복고풍 의상을 입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광고가 모델의 찢어진 눈을 강조해 중국인의 이미지를 비하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모델의 눈이 ‘슬랜드 아이(slant-eyed)’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슬랜드 아이는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단어로 작고 위로 올라간 눈매를 의미한다.
논란이 커지자 모델 차이냥냥은 자신의 SNS에 반박문을 올렸다. 자신을 중국 쓰촨성 출신이라 밝히며 “부모님이 물려주신 눈매인데, 제 눈이 중국인답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또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 애국은 좋지만 매사에 일을 크게 키우는 것은 병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모델이 심경을 밝히자 누리꾼들은 여러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감한다. 미의 다양성을 존중해야한다”라는 의견과 “모델은 광고주의 요구에 따라 촬영한 것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서양 사람들은 끊임없이 중국인의 외모를 비하해 왔다. 당연히 예민한 문제”라며 논란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이번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지난달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올이 비슷한 문제로 화제가 된 적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디올은 주근깨 얼굴에 눈 화장을 짙게 한 동양인 모델의 사진을 전시회에 내걸어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과 관영 매체는 사진이 인종 차별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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