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에 처음으로 흑인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백인 남성만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다는 통념을 깬 시도다. 누리꾼들은 디즈니의 시도에 크게 환영하고 있다.
19일 CNN에 따르면 미국 디즈니랜드 두 곳에서 흑인 산타클로스가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주 부에나비스타 디즈니월드 리조트에서 진행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다. 디즈니랜드 창사 66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산타클로스가 등장한 것이라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콧수염 분장에 빨간 옷을 착용하고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흑인 산타의 깜짝 등장은 사전 발표 없이 진행됐다. 누리꾼들의 목격담이 공유되기 시작한 이후 디즈니 측 대변인은 “전 세계 지역사회는 각자의 방식으로 산타클로스를 묘사한다”며 “디즈니랜드에서 우리 주변 공동체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 밝혔다.
그동안 백인 노년층 남성으로 묘사된 산타클로스는 사실 터키에 살던 실존 인물에서 유래했다. ‘니콜라스(St.Nicholas)’라는 이름으로 3세기경 터키 지중해 연안에 살았다. 가난한 사람 돕기를 좋아하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며 선행을 베풀었다. 니콜라스의 선행은 유럽으로 전해져 그의 기일인 12월 6일을 기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인들이 17세기경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하며 ‘신터클라스(니콜라스의 네덜란드 애칭)’이 ‘산타클로스’로 바뀌었다. 이후 미국의 여러 기업들은 산타클로스를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착한 할아버지 이미지로 상품화했다. 즉 현대사회에 알려진 산타클로스는 특정한 인종을 지니지 않은 상상 속 이미지다.
디즈니랜드의 이와 같은 변화에 방문객과 누리꾼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흑인 산타가 출연한 퍼레이드를 관람한 한 팬은 트위터에 “방금 디즈니랜드에서 처음으로 흑인 산타를 봤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산타의 인종은 정해져있지 않다. 마법과 같은 순간”이라 말한 팬도 있었다.
테마파크 방문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기로 유명한 흑인 인플루언서 빅토리아 웨이드(Victoria Wade)는 “디즈니가 흑인 산타를 고용할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디즈니랜드에서 개최하는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가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여러 인종의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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