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내에 ‘전갈 폭풍’이 불었다. 집안 곳곳으로 날아든 전갈에 피해를 입은 사람만 500명이다. 학교는 전갈을 피해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12일 이집트 아스완(Aswan) 지역에 전갈 떼가 등장했다. 아스완은 나일강 근처에 위치한 이집트 남부 최대 도시다. CNN에 따르면 이곳은 연간 강수량이 1㎜에 그치는 건조 지대다. 하지만 12일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져 가옥이 파괴되고 거리가 침수됐다.
폭우로 인해 근처 사막에 살던 전갈들이 민가 지역으로 이동했다. ‘살찐 꼬리 전갈(fat-tailed scorpion)’로 불리는 맹독성 전갈이다. 보통 중동과 아프리카 건조 지역에 서식해 사람을 공격할 일이 없지만 폭우를 피해 민가 지역으로 숨어들었다. 아슈라프 아티아(Ashraf Attia) 아스완 주지사는 15일 “오늘 하루에만 최소 503명이 전갈에 쏘여 병원을 찾았다”며 “해독제를 주사 받아 퇴원했고 사망자는 없다”고 전했다.
하루 만에 환자가 급증하자 혼란이 빚어졌다. CNN에 따르면 전갈에 물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휴가 중이던 의사들까지 소집됐다. 아스완 일대 병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급히 중단하고 해독제 투여에 모든 인력을 동원했다. 이집트 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대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맹독성 전갈에게 물릴 경우 호흡곤란과 근육 경련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1시간 내 사망하기도 한다.
이례적인 홍수로 아스완 지역에 전기 공급도 중단됐다. 대규모 정전 사태로 수도 및 사회기반 시설이 작동을 멈춰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나일강 주변에 인명 피해도 생겼다. 아슈라프 주지사는 “이번 호우로 이집트 보안군 소속 군인 3명이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집트 기상당국은 앞으로 며칠 동안 이집트 일부 지역에 비가 계속 내릴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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