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들이 교도소에서 미용 기술을 배우는 건 익히 알려져 있다. 복역 이후 수감자들의 취업을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미용 기술을 익히는 게 여성 죄수들에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회와 격리된 채 생활하는 죄수들에게 화장은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CN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교도소 여성 수감자의 약 86%는 사회에서 성폭력을 경험했다. 그들 중 75%는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 미국 교도소 감시단체 존 하워드 협회의 제니퍼 볼렌 카츠 전무이사(Jennifer Vollen-Katz)는 “여성 수감자와 남성 수감자는 수감되기 전 지나온 삶의 궤적들이 굉장히 다르다”며 “화장은 여성 수감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큰 위안을 준다”고 말했다.
화장은 수감자들 사이의 폭력을 줄이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볼렌 카츠는 “외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수감자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켰다”며 “이는 타인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도소에서 화장을 하는 건 역사적으로 금지돼왔다. 190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허용되기 시작했다. 영국은 1946년까지 여성 수감자들의 화장을 금지했고 프랑스는 1972년까지도 허가하지 않았다. 수감자들에게 경박하고 사치스러운 행동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미국 플루바나 교정 센터(Fluvanna)의 관리자 허프만(Huffman)은 “미국 버지니아 교도소는 화장이 그들에게 필수적이지 않으며, 화장품이 밀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998년까지 화장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당시의 금지 조치에 허프만은 “화장은 수감자들이 세상에 참여하는 방식”이라 항의했다.
1970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으로 미용 프로그램이 개설되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시카고 교도소에 수업을 개설한 자선가 클레멘트 스톤(Clement stone)은 “재범률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수감자들이 우울과 체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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