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착용 규칙을 위반한 20대 이란 여성이 도덕경찰에 체포된 후 사망했다.
CNN 등 외신은 지난 13일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테헤란에 머물던 마사 아미니(22)가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사망했다고 전했다. 당시 아미니는 이슬람 여성들이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써야 하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경찰서에서 1시간 동안 재교육을 받는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6일 사망했다.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테헤란 경찰은 “아미니는 복장 교육을 받는 도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며 “조사 과정에서 폭력은 쓰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들은 아미니가 심장 질환이 없는 건강한 20대라는 점에서 경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미니의 사망 사건으로 이란 전역에 항의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테헤란에서는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란 쿠르드 지역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시위대 5명이 사망했다고 지난 19일 전했다. 타 지역에서도 75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력 진압 논란에 대해 모센 만수리 테헤란 주지사는 “시위대는 경찰을 공격하고 공공 재산을 파괴했다”며 “테헤란에서 소동을 일으키기 위해 완전히 조직되고 훈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의 모든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써야 한다. 이슬람 국가 57개국 중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세 곳뿐이다. 이란은 복장규정 등을 단속하기 위해 도덕경찰을 운영하고 있다.
글=이나한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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