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비행기 조종사가 기절해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다.
영국 지역 매체 버밍엄 라이브(Birmingham Live)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저비용 항공사 제트투(Jet2) 소속 조종사가 여객기를 몰던 중 기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9㎞ 상공을 날고 있던 비행기는 결국 부조종사의 인계를 받아 비상착륙했다.
문제의 여객기는 영국 버밍엄 공항에서 출발해 터키 안탈리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그리스 테살로니카에 착륙했다. 당시 승객들은 정확한 경위를 안내받지 못한 채 비행기에서 하차해야 했다. 한 승객은 “기내 방송은 의료 응급 상황으로 인해 그리스에 착륙한다고만 전했다”며 “비행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원인조차 알지 못했다”고 버밍엄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항공사 측은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버밍엄에서 안탈리아로 가는 LS1239편은 조종사 중 한 명이 몸이 좋지 않아 예방 조치 차원에서 그리스 테살로니키 공항으로 우회했다”라며 “우리는 이 사실을 최대한 빨리 고객에게 알렸고 그날 저녁 대체 항공편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긴 승객들의 불만은 컸다. 익명의 승객은 “휴가 계획이 틀어졌다”며 “일정이 8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는 회사 정책상 응급 의료 사고로 인한 지연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게 1인당 15유로(약 2만원) 상당의 식사권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트투 대변인은 “예기치 못한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에게 사과한다”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조종사가 기절한 구체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항공업계에 만연한 피로누적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에피오피아 항공 여객기에서는 두 명의 조종사가 잠드는 바람에 착륙 지점을 지나쳐 운항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종사 인력 부족과 항공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업계의 고질병인 과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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