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미국을 강타한 가뭄으로 텍사스 한 계곡에서 잠겨있던 공룡 발자국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발자국은 1억 1300만 년 전 흔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미국 텍사스 글렌로즈의 다이노소어 밸리 주립공원(Dinosaur Valley State)에서 새로운 공룡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원 당국은 성명을 통해 “여름철 지나친 가뭄으로 인해 계곡물이 말라버렸다”며 “그 결과 보이지 않던 발자국들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공원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흙길을 따라 거대한 자국들이 연이어 나있는 모습이 찍혔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발톱 자국까지 선명하게 찍힌 상태다. 발자국은 계곡이 생성되고 퇴적물이 쌓이며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가 가뭄으로 인해 최근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한 흔적은 30m 가량으로 세상에서 가장 길게 이어진 공룡 발자국으로 추정된다. 공룡 발자국은 공룡 뼈만큼 희귀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관광 가치도 높다. 제리 해리스(Jerry Harris) 유타 테크 대학 고생물학 교수는 “발자국은 공룡 행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뼈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동물의 자세와 속도를 알 수 있다”고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공원 발표에 따르면 발자국의 주인은 아크로칸토사우르스(Acrocanthosaurus)라는 수각류의 일종인 것으로 보인다. 성체가 되었을 때 키 4.5m, 체중이 7t에 달하는 육식 공룡이다.
비가 오면 계곡물이 차면서 발자국도 다시 잠기게 된다. 텍사스 주립 공원 연구팀은 비가 오기 전 발자국과 관련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원 관계자는 “비가 오면 발자국도 묻히겠지만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공룡 발자국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리 해리스 교수는 이번 발견을 두고 “급격한 기후 변화로 멸종한 공룡의 흔적이 오늘날 인간들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다시 드러났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라고 평했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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