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본 전통 의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다.
지난 15일(현지시각) CNN은 중국에서 한 여성이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다가 경찰에게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일본 애니메이션 ‘서머타임 렌더(Summer Time Rendering)’의 팬으로, 애니메이션 코스프레를 위해 가발과 기모노를 입은 상태였다.
여성은 코스프레를 한 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이었다. 일본식 바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중국 쑤저우 ‘화이하이 거리(Huaihai Street)’에서 줄을 서서 음식점에 들어가려던 순간 경찰에게 포위됐다.
여성은 당시의 상황을 영상으로 기록해 중국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 올렸다. 영상 속 경찰은 여성에게 “중국인으로서 기모노를 입을 수 있냐”며 “중국인이 맞냐”고 소리쳤다. 이에 여성은 “무슨 근거로 소리를 지르냐”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경찰은 “다툼을 일으키고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하며 여성이 공공질서를 교란했다고 질책했다. 결국 여성은 경찰에게 붙잡혀 호송됐다. 해당 영상은 월요일 오후 기준 8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웨이보를 통해 여성은 경찰서에서 새벽 1시까지 약 5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문 과정에선 휴대전화를 수색당하고 사진 삭제, 기모노 압수 등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자신이 겪은 일을 온라인상에 유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또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 큐존(Qzone)에 “존엄성이 무시당했다”며 “경찰은 내 행동이 잘못됐다고 비난했다”고 적었다. 이어 “일본 문화도 좋아하고 유럽 문화, 중국 전통 문화도 모두 좋아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 게 잘못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성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를 옹호하는 측은 국경일 등 민감한 날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경찰의 권력 남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한 네티즌은 “훌륭한 중국인이 왜 기모노를 입냐”며 “조상들이 겪은 일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다른 댓글은 “경찰이 모든 일본 식당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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