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서부의 마을 그라나딜라(Granadilla)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다. 1950년대 스페인 정부가 집행한 강제 이주정책 때문이다.
사진 – flickr
스페인 카세레스 지방의 작은 도시 그라나딜라(Granadilla)는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도시다. 그라나딜라를 찾은 관광객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주민들은 찾아볼 수 없다. 1950년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Francisco Paulino)가 가브리엘 이 갈란(Gabriel y Galán) 저수지 건설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을 추방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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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는 댐 건설과 함께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하고 주민들의 이주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타지로 쫓겨났다.하지만, 1963년 댐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라나딜라는 수해를 입지 않고 온전히 보존됐다. 그라나다의 지대가 댐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은 안전성을 주장하며 그라나딜라로의 이주를 요청했으나 삶의 터전을 되찾지는 못했다. 정부가 홍수 법령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정부의 강제 이주로 인해 마을 공동체가 와해되었으며, 고향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라나딜라 주민 협회의 대표 유지니오 히메네스(Eugenio Jiménez)는 “당시는 독재 시대였기 때문에 마을을 지킬 수 없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더하여 “현재(민주주의 시대)에도 이주할 수 없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라나딜라로의 이주를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으나, 정부는 귀를 막고 들어주지 않는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그라나딜라는 1980년 역사 예술 유적지구로 선정되어 건물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을에서는 성벽과 옛 집터, 교회 등 유적지를 찾아볼 수 있으며, 현재 무료 야외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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