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항공대란으로 수하물 분실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가디언, 블룸버그 등 외신은 올 여름 전 세계 비행 수요가 급증하며 수하물 분실 사고가 늘었다고 전했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는 수백 개의 수하물이 주인을 잃고 방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수하물이 약 2000건에 달한다.
뉴욕, 워싱턴DC, 런던 등 세계 주요 공항에서 수하물 분실 및 훼손 사고가 속출하는 중이지만 제대로 된 대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증가하는 비행 수요에 비해 수하물 처리 인력은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한 항공업계는 팬데믹이 해제되자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공항과 항공사는 혼란을 막기 위해 저마다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은 수하물 분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객들에게 가급적 색깔이 화려하고 눈에 잘 띄는 가방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영국 히드로 공항은 항공사에게 일일 승객수를 제한하고 항공권 판매를 감축하라고 요구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호주 콴타스 항공은 고위 임원을 수하물 처리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고안해냈다.
승객들의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수하물 속 귀중품을 잃어버려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빈번하다.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서는 부모님의 유골이 들어있는 가방이 사라진 승객도 있었다. 가족 농장에 부모님의 유골을 뿌리기 위해 비행기를 탄 미국인 여성 도나 오코너(Donna O’Connor)는 유골함을 잃어버려 일주일이 넘게 공항을 수색했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국제 여행사 ‘아메리카 포 플라이트 센터 트래블 그룹(Americas for Flight Center Travel Group)’의 마크 카스토(Marc Casto) 이사는 “여행업계에 25년 동안 있었지만 지금 같은 악조건은 처음이다”라며 “역사상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는 항공사와 공항이 직원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교육함으로써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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