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산불과 열사병 등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철도이용을 자제하라는 권고까지 등장했다. 영국 시민들은 6월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철도 파업과 더불어 이용 자제 권고가 내려지자 열차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더가디언, BBC 등 외신은 극심한 무더위로 인해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영국의 상황을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40도가 넘는 폭염이 예상되자 열차 및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특정 철도 구간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행을 취소하거나 속도 제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철도공단 ‘네트워크 레일(Network Rail)’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철도 운행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열차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런던~요크 등 장거리 열차 구간은 안전을 위해 시속 95㎞ 이하로 운행해 두 배가 넘는 이동시간이 소요된다고 발표했다.
런던시 교통국(TfL) 앤디 로드(Andy Lord) 국장도 “당분간 예외적으로 극심한 폭염이 이어질 예정이니 시민들은 필수적인 여행이 아니라면 시내 교통망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런던시 교통국은 런던의 모든 지하철과 철도 서비스에 임시 속도제한을 도입했다. 또한 노약자나 임산부 등은 가급적 열차 이용을 삼가고 충분한 양의 물을 지니고 다닐 것을 권고했다.
철도는 일반적으로 폭염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상승하면 전력선과 신호 장비 등이 손상될 수 있고 선로가 뒤틀릴 위험이 있다. 대기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면 열을 받은 선로는 60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 열차가 빠른 속도로 운행하면 굴절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더위가 심해지자 전국 각지에서 철도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런던에서는 철로에 화재가 발생해 전기가 차단됐다. 런던 루턴 공항은 활주로가 녹아버려 비행기 운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번 철도 사태는 영국 전국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8~19일 이후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 이 기간 영국 남부 지방은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며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폭염은 물러났으나 6월부터 이어진 전국 철도 파업이 끝나지 않아 철도 이용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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