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창고에 방치된 유물이 세계에 단 네 점밖에 없는 보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CNN은 미국 신시내티 미술관(Cincinnati Art Museum)에서 발견된 고대 청동거울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일명 ‘마법의 거울’로 불리는 고대 거울은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에서 유행했으며 세계적으로 희소한 가치를 지닌다.
미술관에 따르면 청동거울은 2017년 전시 이후 수년간 보관실에 방치됐다. 수십만 개의 소장품 속 작은 거울은 흔한 유물로 취급됐다. 그러다 작년 미술관에서 청동 작품 특별 전시를 준비하면서 진가가 드러났다.
처음으로 청동거울의 정체를 알아챈 인물은 동아시아 미술전문가 성 후메이(Hou-mei Sung) 큐레이터다. 그는 거울이 일본 에도시대 유물과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했고 보존 전문가와 함께 거울에 빛을 투과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성씨는 “운명인지 운인지 모르겠다”며 “혹시나 싶어 호기심에 테스트를 시도했다”고 예술 전문 매체 아트넷(Artnet)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는 거울에 빛을 비추자 벽면에 흐릿한 반사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후 미술관 측은 추가 조사를 진행해 반사광이 아미타불의 형상인 것을 밝혀냈다.
미술관은 해당 유물이 ‘마법의 거울’로 불리는 청동 반사 거울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반사 거울은 평평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특정 빛을 받으면 반사해 숨겨진 형상이나 무늬를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 빛이 거울을 통과하는 듯한 모습 때문에 중국에서는 ‘투광경(透光鏡)’이라고 불린다. 약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왕조 시대에 처음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 에도시대에도 만들어졌다.
마법의 거울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희귀한 유물이다. 이번 발견으로 신시내티 미술관은 중국 상하이 박물관과 일본 도쿄 국립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이어 네 번째로 마법의 거울을 소유한 미술관이 됐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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