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케레타로주의 고등학생 두 명이 토착민족의 언어를 썼다는 이유로 동급생의 몸에 불을 붙이는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후안 자모라노(Juan Zamorano)는 라틴 아메리카 토착민족 중 하나인 오토미(Otomi) 출신이다. 그가 교실에서 오토미어를 사용하자 그의 동급생 중 한 명이 그의 의자에 알코올을 부었다. 바지가 젖은 것을 깨닫고 후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른 동급생이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안은 이 사건으로 인해 하반신에 2, 3도의 심각한 화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그는 4번의 수술을 거친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변호인은 “후안이 오토미족이라는 출신으로 인해 오랜 차별과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 역시도 후안에게 차별을 일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안의 아버지는 “그녀(교사)는 우리가 그녀의 계급도 아니고, 인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사는 “후안의 치료비를 보탤 테니 자신이 한 차별을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후안의 아버지에게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토착민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은 이번 사건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2018년 멕시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원주민 인구의 약 40%가 “차별받은 적 있다”고 보고했다. 조사를 통해 원주민에 대한 차별적 편견 역시 드러났다. 조사 대상자 10명 중 3명은 “원주민의 빈곤은 그들의 문화 때문이다”라는 진술에 동의했다.
국제 자선단체 옥스팜(Oxfam)의 멕시코 대표 알락산드라 하스(Alexandra Haas)는 “후안과 같은 사례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의 일부”라고 말하며 차별을 양산하는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또 대통령 대변인 헤수스 라미레즈(Jesus Ramirez)는 “우리 사회에서 인종차별을 근절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문제이다. 평화는 상호존중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조유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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