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이전까지는 다른 곳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이시언이 시즈오카로 여행을 떠난 모습을 방송하면서 일본 소도시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졌다.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에서도 네이버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시즈오카 여행 정보를 알리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다카하시 마코토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장을 만나 후지산이 보이는 시즈오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시즈오카현이 서울사무소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7년 6월 서울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2009년 6월 후지산 시즈오카공항 개장을 앞두고 한국노선과 여행객 유치를 준비하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공항을 통해 세계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을 발견했습니다.
Q. 시즈오카현과 한국 지자체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저희는 충청남도와 역사적 인연이 있습니다. 백제 멸망 후 나당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이 싸운 백강 전투에서 일본 야마토정권이 파견한 3번째 원군이 지금의 시즈오카 시미즈항 인근에서 출발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주 출신 조선통신사 김인겸의 현판이 시즈오카 세이켄지 절에 남아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문화적 교류를 진행하고 있고 충청남도 지사와 시즈오카현 지사가 서로 왕래한 적도 있습니다. 시즈오카 주민들은 일본에서도 온화한 성격으로 손꼽히는데 충청남도의 느긋한 성격과도 잘 맞습니다. 지금도 시즈오카현 내 고등학생과 충남에 있는 한국 K-POP고등학교와 온라인 교류를 하는 등 교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시즈오카 현지인이 즐겨 찾는 여행지나 명소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관광지라면 이즈 반도가 유명합니다. 아타미, 슈젠지 같은 온천 명소나 시모다의 해수욕장이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자연을 만끽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후지산 주변 캠핑장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16년 방영한 캠핑 소재 애니메이션 ‘유루캠△’에 나온 캠핑장에 성지순례를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쇼핑으로는 이와타와 누마즈에 있는 ‘라라포트(ららぽーと)’, 시즈오카시의 ‘마크 이즈(マークイズ)’라는 쇼핑몰이 있어 현지인들이 많이 찾습니다.
Q. 시즈오카 현지인이 즐겨 먹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어묵 쿠로한펜(黒はんぺん)이 잘 알려져 있어요. 한펜은 보통 명태 등 흰 어육에 참마 등을 넣고 반죽해 반달형으로 만든 어묵입니다. 일본 다른 지역의 한펜은 흰색이지만 시즈오카의 쿠로한펜은 회색 빛깔에 알파벳 D 모양이에요. 고등어나 정어리 어육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MBC ‘나 혼자 산다’에도 나온 아오바요코초의 오뎅집에서도 드실 수도 있고 이자카야에서 한펜후라이로서 소스를 찍어먹으면 더 맛있어요. 지역 편의점에서도 판매해서 시즈오카 와사비와 함께 안주로 그냥 가볍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서부 하마마쓰는 군만두(교자)로 유명합니다. 일본 전국에서 군만두하면 하마마쓰입니다. 군만두는 현지인들이 퇴근 후 포장해 가는 대표 야식입니다. 양배추가 많이 들어있고, 숙주나물이 얹어져 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사와야카 함바그도 유명합니다. 시즈오카에만 지점이 있는 레스토랑인데 어딜 가든 줄 서 있습니다. 시즈오카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 알려져서 신칸센으로 1시간 걸리는 도쿄에서까지 손님이 찾아와요.
Q. 시즈오카시에서 주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 추천하는 교통수단이 있을까요?
시즈오카는 관광지가 넓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역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우측 핸들에 좌측통행이라 조금 힘드실 수 있어요. 그래서 다수의 여행객들은 철도로 이동하는 것이 편합니다. 도쿄에서 시즈오카로 갈 때는 JR 도카이도 신칸센을 이용하고 시즈오카현 내에서 이동할 때는 JR 도카이도 본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시즈오카 현내를 이동할 때도 신칸센을 추천합니다. 시즈오카역에서 미시마역까지 약 20분, 하마마쓰역이나 아타미역까지 가도 약 30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시즈오카 현내에 있는 사철(민영 철도) 오이가와 철도에는 재밌는 볼거리가 있어요. 일본에서 유일하게 ‘꼬마기관차 토마스’가 기간한정으로 실제 운행 합니다. 애니메이션으로만 보던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주변 경치도 아름다워서 정말 추천합니다. 시즈오카에서 이즈반도 서해안으로 이동할 때는 페리도 좋아요. 철도로 직접 이동하면 크게 우회하기 때문에 페리는 직접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시미즈항에서 스루가만 페리로 이동하면 바다에서 후지산 경치도 감상할 수 있어 관광지의 매력도 있어요.
시즈오카는 대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에요. 바다와 산이 넓게 펼쳐져 있어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현내 곳곳에 후지산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액티비티를 통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죠. 만일 일본 전국 여행으로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하면 중간에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시즈오카가 좋습니다. 일본 소도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도 딱 좋아요. 주요 시설이 다 있고 작은 마을 분위기도 느끼는 전형적인 소도시 느낌입니다.
리니어 츄오 신칸센은 도쿄에서 나고야, 오사카 등 대도시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직통열차 성격이 강합니다. 공사를 담당하는 JR 도카이는 리니어 츄오 신칸센과 기존 도카이도 신칸센을 ‘투 트랙’으로 나눠서 운영합니다. 나고야, 오사카를 가는 승객이 리니어 츄오 신칸센을 이용하면 도카이도 신칸센의 혼잡도 분산되기에 관광수요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니어 츄오 신칸센이 개통하면 도카이도 신칸센 ‘히카리’와 ‘코다마’의 운행편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Q. 시즈오카는 외국어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외국어 인프라 확충 계획이 있을까요?
도쿄에 비하면 소통에 따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른 지방 관광지도 겪고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즈오카는 2019 럭비 월드컵 개최도시로 선정되며 러시아, 이탈리아, 호주, 남아공,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조지아, 사모아 등 많은 외국 관광객을 맞았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사이클 종목도 열려서 전 세계 외국 선수단이 시즈오카를 방문했습니다. 그로 인해 안내판 외국어 표기나 안내 음성을 확대했고 주요 관광지는 영어 대응이 가능합니다.
‘나 혼자 산다’ 방송 후 한국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어요. 방송 당시에도 ‘TV의 영향이 이렇게 크구나’ 실감했습니다. 지금도 이 방송으로 시즈오카를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아 뿌듯합니다. 방송에 등장한 슈젠지도 한국 관광객이 늘었어요. 방송 당시 슈젠지 부근 사무소에서 일했는데 식당에서 한국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 후에는 에어서울과 제주항공 직항편을 이용한 관광객들의 시즈오카 체제 시간이 늘었고 단체 관광객들도 시즈오카의 다양한 곳을 방문했어요.
Q. 포스트 코로나와 엔저시대로 인해 일본 국경도 조금씩 개방하고 있습니다. 시즈오카는 어떻게 새로운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나요?
시즈오카는 국내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외국 관광객을 맞을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이나 음식점 인증 제도를 도입해 방역 대책에 나서고 있습니다. 완전한 여행 자유화 이후에는 여유 있게 시즈오카를 방문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Q. 한국과 일본 직항편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서 운항 재개되고 있습니다. 인천~시즈오카 노선도 재개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제주항공이 주 3편, 그 전에는 에어서울도 주 3편 취항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일본 정부의 입국 인원 제한 완화와 무비자 재개가 이뤄지면 지방 공항에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즈오카는 현재 한국 직항편이 있는 나고야 츄부국제공항이나 도쿄 하네다국제공항과도 거리가 가까워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시즈오카 문화는 무엇일까요?
고령층은 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소설 ‘대망’에 등장하는 하마마쓰성이나 슨푸성에 얽힌 이야기도 저보다 잘 알고 계셔서 놀랍니다. 청년층이라면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국에도 열정적인 팬들이 많아서 작중 무대인 시즈오카 누마즈를 성지순례하는 분이 계십니다. 애니메이션에 나온 작은 가게를 방문하거나 주인공이 래핑된 택시를 타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Q. 시즈오카에 온 한국 관광객들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2009년 3월 후지산 시즈오카공항 개항 당시에는 단체 관광객이 많았지만 저가항공 취항 후에는 점점 개인 관광객이 늘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임에도 액티비티를 할 때 적극적이고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작은 관광지까지 구글 지도를 사용해 한국 관광객이 방문해 현지 이야기를 듣는 것도 놀라웠어요.
처음에는 현을 넘나드는 이동이 자제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멀리 가는 것, 많은 인원과 가는 것에 신중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로 인해 관광버스 회사가 몇 군데 폐업하고 숙박시설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정책 완화 후에는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캠핑 관광객이 증가했어요. 그로 인해 캠핑장, 글램핑장, 온천 캠핑장이 오히려 늘었어요. 외국 관광객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시즈오카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시즈오카는 후지산과 스루가만으로 대표하는 자연, 맛있는 음식,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일본 소도시입니다. 일본 관광이 자유로워지면 느긋하게 시즈오카에 머무르는 것이 좋습니다. 후지산을 보면서 패러글라이딩, 캠핑, 카약 같은 액티비티를 즐기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겨주세요. 시즈오카현 서울사무소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각종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많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글= 서주훈 여행+ 인턴 기자
감수=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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