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숙박 플랫폼이 등장했다. 세계적인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조차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아프리카에서 신생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설립된 숙박 플랫폼 봉갈로(Bongalo)는 아프리카의 에어비앤비가 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카메룬 출신의 설립자 응옴봄봉 미누이푸옹(Nghombombong Minuifuong)은 아프리카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에어비앤비와 차별화된 플랫폼을 탄생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숙박 시설을 연결해 아프리카 전역의 여행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나의 비전”이라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프리카는 에어비앤비가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대륙으로 꼽힌다. 2008년 출시한 이래 에어비앤비는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600만 개 이상의 숙소를 연결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에 등록된 에어비앤비 숙소는 약 13만 개다. 런던에만 8만 개 이상의 숙소가 등록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남아프리카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봉갈로는 에어비앤비의 아프리카 시장 실패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차별화되는 장치를 마련했다.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숙박 플랫폼에 대한 수요나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만 에어비앤비의 결제 시스템이 아프리카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는 인터넷이 불가능한 곳이 많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인구도 상당해 에어비앤비와 같은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봉갈로는 모바일 머니를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모바일 머니는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결제 수단으로 은행 계좌 없이도 금전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아프리카에서 널리 이용된다. 모바일 머니를 사용하는 덕분에 봉갈로의 게스트와 호스트는 휴대폰을 통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봉갈로는 현재 카메룬과 르완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양국에 1000개 이상의 숙소와 5000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상태다. 팬데믹 이후 아프리카 여행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숙박 서비스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자 미누이푸옹은 봉갈로를 코트디부아르, 케냐 등 다른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그의 목표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봉갈로를 사용하는 것이다. 봉갈로의 잠재 가능성을 인정한 구글은 ‘아프리카 흑인 창업 지원(Black Founders Fund in Africa)’ 사업을 통해 32만 달러(약 5억 원)를 투자했다.
한편 에어비앤비 역시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해 모바일 머니 결제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미누이푸옹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에어비앤비와 경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 = 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 =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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