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낯선 공간’을 찾아다니는 일이다. 해외든 국내든, 공간을 달리함으로써 일상에서 벗어나고 몰랐던 세계에 대해 배우면서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가끔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보다는 안전하게 가고 싶다. 그래서 선택한 건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도시 여행하기. 유럽 대표 도시 리스본, 런던, 파리에서 갈 수 있는 궁전 호텔 3곳을 소개한다. 최소 100년에서 400년을 훌쩍 넘긴 호화로운 옛 궁전은 여행자의 묵은 상상력을 깨우기 충분하다. 화려한 궁궐에서 더 호화로운 숙박업소로 탈바꿈한 전 세계 호텔 TOP3를 들여다보면서 여행 본능을 깨워 보자.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
Palácio Príncipe Real
포르투갈 리스본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은 1877년 지어진 궁전이다. 오픈 당시 건물 이름은 코르 데 로사 궁전(Palácio of cor de rosa)이었다. 건물이 지어진 직후부터 리스본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에서 열리기도 했다. 파스텔 빛 외관을 하고 있는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은 그 시대 여느 유럽 지역의 궁전과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건축미를 자랑한다. 건물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포르투갈 디자인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 정교한 패널로 장식된 유리문과 중앙계단부터 파란색과 흰색 타일로 장식한 침실까지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은 리스본 중심부 고급 주택가 ‘프린시페 레알’에 위치한다. 호텔로 리모델링하면서 동네 이름을 호텔 이름에 넣었다. 프린시페 레알에는 고급 앤티크샵, 갤러리, 바 등 즐길 것들이 다양하다. 28개 객실로 구성된 팔라시오 프린시페 레알은 넓은 정원, 온수 수영장, 오가실 등 웰니스의 최적화된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객실은 코지 콜렉션(22~30㎡), 시크릿 콜렉션(33㎡), 참 콜렉션(30~45㎡), 드림 콜렉션(35~50㎡), 시그니쳐 콜렉션(40~60㎡) 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기본방 코지 콜렉션은 원래 아이들 침실을 호텔 방으로 꾸몄다. 침실과 별도 거실 공간이 분리된 시크릿 콜렉션은 창문을 통해 자연 채광이 풍부하게 들어오는 것이 특징이다. 참 콜렉션 객실은 정원 전망이 돋보이는 방이다. 드림 콜렉션 객실은 ‘여행자에게 제 2의 집을 제공한다’ 목표로 디자인했다. 일부 객실에 독립형 욕조를 들여놓고 호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지막 시그니쳐 콜렉션은 이전의 연회장을 객실로 꾸몄다. 프라이빗 테라스에서 요가 수업을 듣거나 정원 전망 욕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클리브덴 하우스
Cliveden House
영국 버크셔 카운티
클리브덴 하우스는 런던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버크셔 카운티(Berkshire County)에 위치한다. 버크셔 카운티에서 가장 유명한 궁전은 바로 영국 왕실 거주지 중 하나인 윈저성(Windsor Castle). 윈저성을 중심으로 세대를 거쳐 귀족들이 지은 웅장한 대저택이 즐비하다.
클리브덴 하우스는 1666년 버킹엄의 두 번째 공작 조지 빌리어즈(George Villiers)가 자신의 정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건축했다. 이후 주인은 바뀌었지만 19세기 후반까지도 영국 귀족이 소유했다. 클리브덴 하우스가 호텔로 탈바꿈한 건 1985년 일이다. 클리브덴 하우스를 더 특별하게 해주는 건 바로 이 호텔이 내셔널 트러스트* 부지에 자리한다는 점이다. 고급스러운 객실과 그랜드 살롱, 레스토랑, 스파 등 내부 시설도 훌륭하지만 클리브덴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도 매우 아름답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호텔로 변신하기 이전 클리브덴은 영화 촬영지로도 사용됐다. 1965년 제작된 비틀즈 영화 ‘헬프’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하는 시민환경운동. [출처: 두산백과 두피디아]
전체면적 152㏊에 달하는 클리브덴 하우스에는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기본 게스트룸부터 노천욕조가 딸린 방, 스위트 그리고 단독 별채 오두막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숙소 중 골라 즐기면 된다. 클리브덴 하우스에서는 보트투어도 진행한다. 탬즈강 물줄기에 빈티지 보트를 띄워놓고 애프터눈티 혹은 샴페인을 즐길 수 있다.
호텔 샤토 뒤 그랑 뤼세
Hotel Château du Grand-Lucé
프랑스
파리에서 기차로 55분 거리 루아르 계곡(Loire Valley)에 위치한 샤토 뒤 그랑 뤼세는 프랑스 국보다. 호텔 샤토 뒤 그랑 뤼세의 주인은 18세기 프랑스를 지배했던 루이 15세의 절친 자크 피노 드 비네 3세(Jacques Pineau de Viennay III)였다. 피노 드 비네 3세는 부모님으로부터 뤼세 지역 중세 성과 목초지, 농장 등 막대한 부동산을 상속받았고 왕의 신임을 얻어 동부 프랑스 거의 모든 지역을 통제하다시피 했다.
샤토 뒤 그랑 뤼세는 1760년 건물을 짓기 시작해 1764년에야 마무리됐다. 당시 프랑스의 화려하고 호화스러운 시대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샤토 뒤 그랑 뤼세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호텔 규모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다. 중세 시대 성벽으로 둘러싸인 부지에 웅장한 건물과 고전적인 프랑스식 정원 그리고 루이 15세로부터 선물 받은 동상이 숨겨진 화이트오크 숲이 펼쳐진다. 정원에서는 호텔 주방에서 사용하는 야채와 과일, 허브를 직접 키우고 있다. 예전 마구간은 화려한 연회장으로 개조하고 세탁소가 있던 공간은 스파와 피트니스 센터로 꾸몄다. 부지 안에는 아직 복원되지 않은 건물도 많다. 과거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몇 곳은 옛 모습 그대로 내버려 둔다.
객실은 총 19실이다. 일반 객실 17개와 스위트 2객실이 있다. 독특한 건 객실마다 이름이 다 다르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건 아니고 객실 이름만 봐도 침대 종류, 방 위치, 전망을 알 수 있게 정보를 표시했다. 예를 들어 ‘킹 룸 시닉 뷰(King Room scenic View)’ ‘톱 플로어 킹 룸 가든 뷰(Top Floor King Room Garden View)’ ‘톱 플로어 코너 킹 룸 시닉 뷰(Top Floor Corner King Room Scenic View)’, 이런 식이다. 18세기 가구와 소품, 예술 작품으로 채워진 객실은 그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한 갤러리 같다. 벽지부터 가구, 소품 디자인 등을 전부 제각각인 객실은 호화로움의 끝을 보여준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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