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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秋캉스] 11월이니까 11곳…고향이 남쪽이든 아니든 가을에 가면 쌍엄지 세우는 곳

장주영 여행+ 기자 조회수  

[여행+秋캉스] 11월이니까 11곳…

고향이 남쪽이든 아니든

가을에 가면 쌍엄지 세우는 곳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여름인 줄 알았는데. 맞다. 가버렸다. 지독하리만치 강렬했던 2024년의 역대급 여름은 이제 가고 없다. 하지만 그 여파는 아직 진행형이다. 단풍이 지각을 해버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0월이 역대 2번째로 높은 평균 기온을 보이고, 강수량도 많아 단풍이 늦게 물들고 있다고 전했다.


장성 편백나무숲 / 사진 = 장성군

단풍이 물들려면 하루 최저기온이 5℃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추위에 적응하려는 나뭇잎이 광합성을 줄이면서 붉고 노란 색소를 만들어내게 되고, 바로 그 모습이 우리가 보는 단풍이다. 때문에 올해 중부지방은 11월 상순, 남부지방은 11월 중순에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예년 같으면 ‘찰나’처럼 지나갔을 가을이 올해는 조금이나마 연장된 듯한 모양새이다.


나주 남평 은행나무길 / 사진 = 나주시

겨울 오기 전 하루라도 더 즐길 수 있게 됐으니 가을 나들이 채비를 서둘러보자. 일단 고향이 남쪽인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만족스러운 곳으로 정했다. 11월인 만큼 무려 11곳이다. 그 목적지는 전라남도. 가을 정취를 물씬 누릴 수 있는 전남의 추(秋)캉스 스폿으로 안내한다. 도시 순서는 세계 평화를 위해 가나다순으로 정했다.


강진 백운동정원 / 사진 = 강진군

진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다산 정약용의 유배생활지와 고려청자일테다. 이곳을 둘러보고 좀 더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다면 백운동정원을 놓치지 말자. 호남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이곳은 국가지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받기도 했다. 백운동정원 원림의 제12경 운당원(園)의 왕대나무숲은 TV 주말드라마 ‘환혼’의 촬영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정약용, 초의선사가 차를 만들어 즐기면서 제다법을 전한 곳으로 조선시대 차문화의 역사가 깃든 유서 깊은 장소다. 백운동정원 인근에 푸르른 차밭이 아름다운 강진다원과 천년 고찰 무위사 등이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다.


고흥 유자술 / 사진 = 고흥군

흥은 우리나라 최대 유자 주산지다. 고흥 유자는 따뜻한 해양성 기후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향이 풍부하다. 때문에 유자를 주재료로 다양한 생산품이 만들어진다. 유자술이 대표적이다. 유자술은 고흥 지역에서 재배한 유자를 사용해 만든 청주, 약주, 탁주, 동동주 등의 전통주로, 상큼함과 단맛이 좋고 도수가 낮아 식전주로 마시기 그만이다. 고흥 녹동항에 가면 장어요리와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많다. 고흥바다에서 잡힌 활어회와 유자막걸리를 곁들이면 여행의 만족감을 한껏 높일 수 있다. 또한 카페에서 유자아인슈페너, 유자 스무디, 유자 스콘 등 유자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나주 다도참주가 / 사진 = 나주시

주는 가을만 되면 남평 은행나무길이나 국립나주박물관의 핑크뮬리를 보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런 곳을 둘러본 뒤 요새 뜨는 전통주를 맛보러 가면 어떨까. 나주를 대표하는 다도 참주가 주조장은 1960년대부터 전통을 이어온 막걸리 양조장이다. 생막걸리, 솔막걸리, 과일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다. 이중 한라봉을 듬뿍 갈아 넣은 라봉 막걸리는 202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주조장에서 막걸리 제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나주 전통주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나주 영산포 홍어거리에서 홍어와 막걸리를 함께 맛보며 가을 식도락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목포 해상 W쇼 / 사진 = 목포시

포의 가을도 빼놓을 수 없다. 목포 평화광장은 도심 속 해변공원으로 해안선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선선해진 가을 날 낮부터 밤까지 즐기기 좋다. 평화광장 산책로와 연결된 갓바위 해상보행교는 독특한 갓 모양의 바위와 어우러진 야간 조명으로 목포 9경에 속한다. 토요일 저녁 관람할 수 있는 ‘목포해상 W쇼’는 춤추는 바다분수쇼와 불꽃쇼에서 연출하는 W형태를 모티브로 ‘원더풀 목포(Wonderful Mokpo)’를 표현한다. 이색적 분수불꽃쇼와 뮤지컬 공연의 콜래버레이션으로 사랑받는다. 바다 위에서 다도해의 금빛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목포해상케이블카, 선조들의 해양 교류 역사를 살펴보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영화 ‘1987’ 촬영지 서산동 연희네 슈퍼 등 주변에 자연경관과 함께 목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도 있다.


무안 낙지공원 노을길 야영장 / 사진 = 무안군

안은 유난히 황금빛 노을이 매력적이다. 특히 낙지공원 노을길 야영장은 낙지 모양의 무인카페, 낙지전망대 등 무안의 특색을 담은 포토존이 있어 인생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높이 14m에 이르는 낙지조형물 전망대는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무안의 풍광 여행 명소다. 야영장 옆 솔숲은 노을을 감상하며 산책하기에 좋다. 밤이 되면 야영장 주변에 설치된 조명등이 낭만적 분위기를 연출해 가을바람을 맞으며 밤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인근에는 갯벌의 가치를 탐구할 수 있는 생태체험학습장 무안황토갯벌랜드, 항공 우주 지식을 알려주는 밀리터리테마파크, 폐교된 몽탄남초등학교에 조성해 1960~80년대 배경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전통생활문화테마파크 등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광지가 많다.


보성 열화정 /사진 = 보성군

성은 역시나 녹차밭이 가장 유명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녹차 재배지인 만큼 아예 ‘녹차수도’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녹차밭 여정을 기본으로 했다면 깊은 숲속에 자리한 숨겨진 명소 열화정을 찾아 보자. 조선시대 전통 정원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정자인 이곳은 인기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주인공의 사극 로맨스가 아름답게 그려지기도 했다. 전통 한옥 양식의 대문과 아담한 연못, 정원에 심어진 벚나무, 석류나무 등은 주변 숲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순천양조장 / 사진 = 순천시

천은 가을을 부르는 맥줏집이 있다. 순천양조장은 이국적 분위기의 맥주가게를 함께 운영한다. 순천에서 자란 보리로 만든 수제 맥주와 순천에서 직접 재배한 매실로 만든 탄산음료 매실사이다를 수제 햄버거와 함께 맛볼 수 있다. 또한 흑두루미, 순천만, 와온, 낙안읍성 등 ‘생태수도’라 불리는 순천의 이야기를 담아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다양한 생맥주를 맛보고 포장해 갈 수 있다. 특히 다양한 과일로 만든 6종의 맥주는 여성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 좋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코르크 마개로 포장된 선물용 수제맥주를 구매할 수 있다.


서대회 / 사진 = 여수시

수를 맛의 고장이라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싱싱한 해산물, 갓김치, 간장게장 등 둘째 가라하면 서러울 현지 음식이 군침을 돌게 한다. 좀 더 특별한 맛을 보고 싶다면 낭도를 찾아보자. 낭도는 화산 지형으로 철분 성분이 많은 자연환경 덕분에 부드러운 맛의 막걸리 생산지다. 4대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낭도 막걸리는 100년 역사의 깊은 막걸리 맛을 느껴볼 수 있다.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은 서대회는 막걸리로 만든 천연식초로 무쳐 비린내가 적고 담백하며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잔칫날 반드시 장만하는 음식으로 여수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별미다. 낭도 막걸리는 고유의 풍미 덕분에 해산물 요리와 함께 즐기기에 좋다. 여수의 신선한 해산물과 낭도막걸리를 함께 맛보며 가을 여행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장성 금곡 영화마을 / 사진 = 장성군

성은 예부터 학문과 선비의 고장으로 불렸다. 최근에는 영화와 드라마 성지로도 꼽는다. 금곡영화마을은 1950년대 소박한 시골 마을의 모습을 잘 보전한 곳으로 영화, 드라마 촬영이 많이 이뤄졌다. 일반적인 드라마 세트장이 아닌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로 옛 모습이 정감있게 살아있다.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등 영화 촬영지로 쓰였다. 좁다란 돌담길과 노랗게 익어가는 벼, 키다리 편백나무 등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100억 송이의 가을꽃이 만개하는 ‘황룡강 가을 꽃축제’는 이미 10월에 막을 내렸지만 단풍잎이 내려앉은 모습에 코스모스, 핑크뮬리 등의 조화가 이뤄져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낸다. 여기에 오색단풍으로 손꼽히는 백양사, 치유의 숲이라 불리는 축령산 편백나무숲 등도 가을 여행지로 제격이다.


진도 진도대교 / 사진 = 진도군

도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세방낙조전망대,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 천연기념물 진돗개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진돗개테마파크, 한국 남종화의 고향이자 맥을 잇는 운림산방 등 민속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진도대교와 진도타워도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진도의 랜드마크다. 진도타워 정상에 올라가 진도대교를 바라보면 대교의 반짝이는 불빛이 수면에 반사돼 장관을 이룬다. 대교 너머로 보이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빛을 받아 반짝여 더욱 늠름하게 보인다. 진도타워에서 명량해전을 혼합현실로 재현한 ‘명량MR시네마’를 감상할 수 있고, 명량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해 명량대첩 전승지 울돌목 해협 위를 가로지르며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과 숭고한 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


화순 고인돌유적지 / 사진 = 화순군v

순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지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 유적지는 화순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대 계곡을 따라 약 10㎞에 걸쳐 있다. 이곳에는 596기의 고인돌이 집중분포하고 있다. 고인돌 축조과정을 보여주는 채석장이 발견돼 당시 석재를 다루는 기술과 운반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인돌 유적지에서는 지난 3일까지 ‘2024 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를 열었다. 4ha에 이르는 광활한 공간에 해바라기, 코스모스, 맨드라미 등을 심어 가을꽃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축제는 마쳤지만 아직 다양한 꽃을 즐길 수 있는 만큼 놓치지 말자.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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