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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뭐하면서 쉴까…배우 최다니엘 따라 강화 여행 가보니 [타인의 여행]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도레 빌리지에서 만난 배우 최다니엘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다른 사람들은 뭐 하면서 쉴까. ‘타인의 여행’을 따라가 봤다. ‘역주행’ 배우 최다니엘과 함께한 한여름의 강화 여행. 마니산 중턱에서 수국길을 걷고 향긋한 커피로 시작한 여행은 예스러운 양조장과 예술작품 같은 예배당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빚어낸 풍경 속에서 문득 생각이 깊어지다가도 시원한 바람 한줌에 무장해제되는 강화의 여름으로 초대한다.

# 온 가족이 가꾼 공간, 강화 대표 건축 명소로 거듭나다

도레도레 강화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마호가니 카페에서 파는 케이크와 음료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함께 여행 하면 사람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인다. 10여 년 전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최다니엘은 요즘 수더분한 매력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최다니엘은 일명 ‘최저씨’라고 불린다. 조금은 엉뚱하지만 무해하고 허당미 넘치는 ‘최저씨’의 강화도 나들이는 전형적인 P의 여행이었다.

강화도는 예전에 촬영 때문에 한 번 왔었고

오늘이 두 번째예요.

어디였더라, 맞다 교동.

배우 최다니엘

마호가니 카페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에코백을 둘러멘 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인사를 건넨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강화도 화도면 흥왕리에 위치한 수국 맛집 ‘도레 빌리지’였다. 스스로 “여행을 딱히 즐기지 않는다”고 말한 최다니엘이 강화 행을 감행한 것은 지인의 추천 때문이었다. 카페 도레도레를 이끄는 김경하 대표와는 알고 지낸 지 10년을 훌쩍 넘긴 친구 사이다. 언젠가 한 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긴 거다.

도레도레의 시그니처 무지개 케이크와 샤스타 데이지를 테마로 만든 데이지 쿠키 아메리카노와 크림라떼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도레도레 강화점, 마호가니 그리고 셀 로스터스 등 김경하 대표가 운영 중인 카페 브랜드 4곳 중 3곳이 모여있는 이곳은 건축 명소, 수국 맛집으로 몇 해 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5~10월 하루 5000~7000명 정도가 찾는 강화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일기 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카페를 찾는 손님이 많았다. 도레 빌리지는 프라이빗 공간까지 전부 4개 건물로 구성됐다. 이중 도레도레 강화점이 2014년 인천시로부터 건축문화상을, 셀 로스터스 건물이 2022년 역시 인천시로부터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두 건물 모두 구영민 건축가가 설계했다.

“이곳은 저뿐 아니라 저희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공간이에요. 건축을 전공한 아버지, 인테리어에 조예가 깊은 어머니, F&B 업을 하고 있는 저 그리고 사진을 전공한 동생이 모두 한 마음으로 이곳을 가꿔나가고 있습니다.” 김경하 도레컴퍼니 대표가 설명했다.

도레 빌리지의 수국 정원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도레 빌리지에 있는 수국은 키가 제법 크다. 김경하 대표의 부모님이 정원을 가꾼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렇다 보니 다른 곳에서 보는 수국과는 달리 키 큰 수국 나무가 정원수처럼 이어진다. 색깔은 전부 하얀색뿐이다. 김경하 대표의 어머니가 하얀색을 워낙 좋아해 흰 꽃만 가져다가 심었다.

배우 최다니엘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셀 로스터스에서는 구영민 건축가와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항시 생각합니다.

건축은 사람이 어떻게 보고 즐기느냐가 중요합니다.

건물 안에서 창을 통해 보는 전망이 다 다르죠.

구영민 건축가

셀 로스터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일행과 한 발짝 떨어져 공간을 곰곰이 살피고 있던 최다니엘이 구영민 건축가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래서 산 쪽으로는 뾰족한 세모 지붕 같은 창을,

아래 논과 멀리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는

네모반듯한 창을 내셨나 봐요.

배우 최다니엘

그의 말에 구영민 건축가는 정답은 없다는 듯 그냥 웃어보이기만 했다.

셀 로스터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 시간을 빚어낸 공간, 금풍양조장의 어제와 오늘

금풍양조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여행은 사실 막 좋아라하는 건 아닌데 막상 가면 또 여기저기 잘 다녀요. 사람들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한 군데 자리 지키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면서 일상을 지켜보는 것을 즐깁니다. 그런데 다음은 어디죠?” 꽤 호기심이 생긴 걸까, 다음 행선지를 먼저 물어왔다.

도레 빌리지에서 차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논밭이 발아래로 펼쳐지는 산 중턱에서 내려와 갯벌이 넓게 펼쳐진 동막해변을 지나고 제법 큰 도로로 합류해 길상면사무소가 있는 번화가로 나왔다. 제멋대로 생긴 낮은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길상면 중심에는 100년 가깝게 된 금풍양조장이 있다. 금풍양조장은 2022년 인천시 시도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막걸리 시음은 물론 양조장 투어가 가능해 강화도 신흥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금풍양조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현재 금풍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태석 대표는 “양조장이 언제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시기가 1931년”이라고 소개했다. 양 대표의 할아버지 양환탁씨가 1969년 양조장을 인수해 지금까지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2020년 양태석 대표가 양조장 운영에 나서면서 금풍양조장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예스러운 간판이 걸린 양조장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막걸리 매장이 보인다. 레트로하게 꾸민 매장은 금풍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막걸리는 물론 각종 굿즈를 전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다. 현재 금풍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막걸리는 유통업체를 끼지 않고 양조장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판매량은 매월 2000~3000병 정도라고.

금풍양조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2층 체험장은 지난 7월 말에 막 마무리했다. 이제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장 지붕 안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2층은 마치 박물관 같다. 막걸리 균을 만들 때 사용한 나무 상자를 쌓아 올려 탁자처럼 만들고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들여 포토존으로 꾸몄다. 양 대표의 아버지 양재형씨의 기억을 토대로 50년 전 양조장을 재현한 VR 영상도 2층에서 볼 수 있다. 양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강화 지역의 여러 가게들과도 협업을 하고 있다. 강화 약쑥으로 차를 만드는 브랜드 ‘차완’과 함께 ‘막걸리 만들기 키트’도 출시했다.

금풍양조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 공간이 줄 수 있는 위안을 찾아서, 동검도 채플 갤러리

동검도 채플 갤러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동검도는 강화 남쪽에서 다리로 연결된 섬이다. 해안남로 왕복 2차로에서 확 좁아진 외길을 따라가다가 반듯하게 난 다리를 건너면 동검도가 나온다. 네비게이션에 캠핑장 너댓곳이 뜨는 걸 보면 알음알음 캠핑 명소로 이름이 난 듯하다. 마지막 행선지 ‘채플 갤러리’는 아직 블로그 리뷰가 채 20개 정도밖에 안 되는 강화 숨은 명소다.

동검도 채플 갤러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동검도 채플 갤러리는 강화 본섬을 마주한 언덕 위에 있다. 이곳은 갤러리이자 작은 기도 공간을 겸한다. 우유갑처럼 생긴 기도실은 7평 남짓한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으로 통창이 나 있다. 정면 통창과 입구 쪽에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해 해 질 녘 노을이 이쁜 날엔 더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다. 오각형 조각으로 보는 바깥 풍경에 빠져 넋을 잃다가 문득 이 공간이 궁금해지면 기도실 건너에 위치한 갤러리로 들어가면 된다. 동검도 채플 갤러리는 조광호 신부가 지었다.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이자 천주교 사제인 그는 “사람들이 5분이라도 멈춰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곳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동검도 채플 갤러리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마침 이날 채플 갤러리에는 조광호 신부가 나와 있었다. 사제복이 아닌 일반 하얀 셔츠 차림을 하고 있어서 처음엔 그저 우리와 같은 방문객인 줄만 알았다. 갤러리 관리자가 넌지시 조광호 신부의 존재를 알렸고 최다니엘은 자연스레 말을 걸었다.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속 문자와 표식 등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이야기를 경청하고는 이내 궁금증이 풀렸다는 듯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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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저씨와 함께 한 강화도 여행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낯설고 두서없어서 좋았던 여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계획하지 않아도 마주하게 되는 풍경이 있었고 대화를 나눌 사람이 마법처럼 등장했다. 무엇보다 적당한 속도가 좋았다. 모든 장면이 조바심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처음엔 그저 한 발짝 떨어져서 본다. 그러다 궁금증이 생기면 조심히 다가가 정중하게 묻는다. 사진 프레임 속으로 들어가 손가락으로 ‘브이(V)’를 흔들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TV 속에서 보던 배우 최다니엘의 모습 그대로였다.

인천(강화)=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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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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