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파는 일부 크루아상을 맛봤는데 너무 푸석했다.
한국인들에게 잘 만든 크루아상을 맛보여주고 싶어 많이 노력했다.
프랑스 출신인 마카엘 로빈 소피텔 앰배서더 총주방장이 자신 있게 전한 말이다.
지난 30일 프랑스 최초 초호화 호텔이 ‘세계 크루아상의 날’을 맞아 세계적인 제빵 행사 오뜨 크루아상트리(Haute Croissanterie)를 개최했다. 세계 크루아상의 날은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대중화한 기념일로 보통 각양각색 크루아상을 맛보며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행사 이름 오뜨 크루아상트리는 ‘명품 크루아상 가게’라는 의미다. 프랑스어로 맞춤 제작한 명품을 의미하는 단어인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에 크루아상 가게를 뜻하는 크루아상트리(Croissanterie)를 합쳐 만든 용어다.
장인이 명품을 제작할 때처럼 섬세한 손길을 더해 오직 소피텔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크루아상’을 선보인다는 야심찬 메시지를 담았다. 120개가 넘는 전 세계 소피텔 호텔 중 한국을 포함해 단 3곳에서만 최초로 오뜨 크루아상 트리 행사를 선보인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전 세계 4개 도시에서 소피텔 페이스트리 셰프 4인을 선정해 이번 행사의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김용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페이스트리 셰프를 비롯해 소피텔 두바이 더 오벨리스크, 소피텔 레전드 카스코 비에호 파나마시티 등에서도 각 나라 특징에 맞춰 재해석한 새로운 크루아상을 선보인다.
석촌호수 전망으로 유명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이 프랑스 국민 빵 크루아상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나선 이유는 그 뿌리가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소피텔은 196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지역에 최고급 호텔 브랜드로 처음 출범한 기업이다. 호텔 안에 프랑스 정통 요리만을 파는 식당 ‘페메종’이 있고, 직원들끼리 인사도 봉주르(Bonjour)로 할 정도로 프랑스 콘셉트에 진심을 다한다.
이번 미식 행사에서는 프랑스와 관련한 3가지 주제로 만든 크루아상을 만나볼 수 있다. 각 주제는 프랑스 최고급 버터를 사용해 본연의 맛을 끌어올린 ‘순수 버터’, 행사 개최국의 현지 식재료를 빵 재료로 사용해 프랑스와 현지 문화의 조화를 표현한 ‘컬처럴 링크’, 프랑스 대표 식재료와 크루아상을 결합한 ‘프렌치’ 등이다.
각 주제에 맞춰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내놓은 크루아상은 총 7종이다. 컬처럴 링크를 주제로 만든 크루아상은 총 3종류로 가장 먼저 벚꽃 잎이 봄비처럼 흩날릴 때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봄비 블라썸’ 크루아상이다. 말린 벚꽃과 라즈베리 소스 등을 이용해 봄의 풍경을 미각으로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두 번째는 이름부터 강렬한 ‘고추장 갈로르’다. 장(醬)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대표 음식 고추장을 이용해 만든 크루아상은 김용호 셰프가 소피텔 두바이 더 오벨리스크에서 현지인들에게 시연했을 때에도 가장 평이 좋았다고. 김용호 셰프는 “세계적으로 K-푸드가 관심을 받으며 덩달아 한국의 매운 맛도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 기회에 한국의 맛있는 매운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 고추장을 주재료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추장 갈로르는 모양부터 색다르다. 일반적으로 초승달 모양인 크루아상과 다르게 반죽을 교차로 엮어 곧고 길쭉하게 만들었다. 또 매운 맛이 생소한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고추장에 치즈와 마요네즈를 넣어 크림으로 만들었다. 위에는 유자와 호두를 넣은 곶감말이와 호두 정과를 올려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마치 서울의 풍광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대담한 맛을 연출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이번 행사의 주역인 김 셰프가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크루아상으로 꼽은 ‘제주 블리스’도 빼놓을 수 없다. 초콜릿과 제주 감귤을 주재료로 만든 크루아상으로 제주 바다의 파도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프렌치를 주제로 한 크루아상은 총 네 가지다. 프랑스인들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잠봉 뵈르라는 음식과 결합한 ‘엘레강스 파리’ 크루아상이 첫 주자다. 얇게 저민 햄 잠봉과 프랑스 버터를 이용해 만든 잠봉 크림을 위에 올리고 프랑스 동부 프랑슈콩테 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는 콩테 치즈를 곁들여 묵직한 풍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금가루를 올려 파리의 우아함을 표현했다.
프랑스인 미카엘 로빈 소피텔 앰배서더 총주방장이 현지의 맛이 떠올라 가장 좋아한다고 꼽은 ‘트러플-상’도 있다. 우유로 만든 베샤멜소스, 헤이즐넛 그리고 진귀한 송로버섯을 써서 만든 크루아상으로 한 입 무는 순간 프랑스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초콜릿 애호가라면 ‘초코 누아’를 추천한다. 다크 초콜릿과 생강과 향신료 카다멈을 조합해 이국적이면서도 달콤 씁쓸한 맛이 특징이다. 마지막 어텀 큐브는 가을 정취를 담은 크루아상이다. 개성 있는 정육면체 형태 크루아상에 최고급 밤 조림과 크림 등을 장식했다.
김용호 셰프는 “과거에는 도쿄가 아시아 시장의 중심으로 여겨졌다면, 현재는 서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오뜨 크루아상트리 행사로 한국적인 감성을 더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크루아상 컬렉션을 전 세계 소피텔에 전파할 수 있어 영광이다”며 “올해 소피텔이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세계적인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카엘 총주방장은 “프랑스인에게 크루아상은 고향 그 자체다”며 “프랑스에서 어느 카페나 빵집을 가든 크루아상은 반드시 있다”고 언급해 프랑스에서의 크루아상 빵 위상을 실감케 했다. 또 그는 “현지인들은 주중에는 바게트를 먹고, 주말에는 크루아상을 먹는다”며 “크루아상은 마치 주말의 휴식 같은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각 크루아상 가격은 퓨어 버터 크루아상(6000원)·퀸아망(6500원)·엘레강스 파리(7500원)·봄비 블라썸(7500원)·제주 블리스(7500원)·초코 누아(7500원)·고추장 갈로르(8500원)·트러플-상(1만1000원)·어텀 큐브(1만1000원)로 책정했다.
행사에서 선보인 크루아상은 전 세계 소피텔 호텔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는 1월 30일부터 6층 카페 ‘쟈뎅 디베르’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4층 호텔 뷔페 ‘페메종’ 조식 메뉴로도 제공한다.
아울러 지난 30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오뜨 크루아상트리 행사 개최를 기념하며 깜짝 이벤트도 진행했다. 소피텔 60주년에 축하 의미도 더해 호텔을 방문한 고객 중 선착순으로 60명에게 순수 버터 크루아상을 무료로 제공했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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