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맛있는 음식과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핫플레이스’가 된다. 예스러운 분위기에 힙한 감성이 더해진다면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힙한 을지로라는 의미인 ‘힙지로’, 힙한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광장 성수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2030세대들의 취향을 담은 명소가 들어서고 있는 청량리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힙량리’라고도 불리는 청량리는 경동시장과 대학가가 이루는 조화가 돋보인다. 레트로(Retro, 복고) 열풍이 불어 더욱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MZ세대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는 청량리에서 가볼 만한 4곳에 직접 방문해봤다.
시간이 후딱 가는 다채로운 공간,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
하루 평균 15만 명이 몰리는 청량리역. 청량리역은 이른 아침부터 ITX 청춘열차를 타고 춘천여행을 떠나는 사람, 오랜만에 서울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청량리역사에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이다.
커넥트플레이스는 청량리역 대합실 3층과 연결돼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커넥트플레이스와 연결된 롯데백화점에는 청량리 일대 유일한 영화관 롯데시네마가 있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커넥트플레이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커넥트플레이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팝업스토어 존’은 ‘트렌디 존(Trendy Zone)’과 ‘클래식 존(Classic Zone)’으로 나뉜다. 트렌디 존은 시즌별로 화제성이 높은 식음료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주로 구성했다. 반면 클래식 존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고객이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 위주로 선보인다.
현재 운영 중인 팝업스토어로는 ‘포동푸딩’과 ‘파닭파닭’이 있다. 다양한 맛의 푸딩이 가득한 포동푸딩은 성수동에서 유명세를 얻은 푸딩가게다. 팝업스토어 형태로 전국 곳곳에 들어섰고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에도 입점해 있다. 파닭파닭은 커넥트플레이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매장이다. 갈릭 맛, 양념치킨 맛 등 갓 구워낸 닭다리살 스테이크를 판다. 토핑으로는 파를 함께 제공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두 팝업 매장 모두 내달 3일까지 운영하는 점 참고하자.
12월부터는 새로운 콘셉트의 팝업스토어 존이 형성될 예정이다. 커넥트플레이스 리뉴얼 1주년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크리스마스 디저트 기프트 마켓(X-mas Dessert Gift Market)’ 특집전이 진행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인 한과 디저트 개성주악을 파는 카페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콘셉트 디저트도 판매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특별한 커넥트파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도심 속 힐링공간’을 콘셉트로 한 ‘커넥트파크’는 식물이 가득해 마치 식물원에 온 느낌이 물씬 든다. 커넥트파크 내 디저트부스에는 다양한 디저트 카페가 입점해 있다. 식후 디저트는 필수인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유명 마카롱 브랜드 ‘온니당’이 팝업 형태로 운영 중이다. 온니당은 올해 연말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니 마카롱을 좋아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애플파이 전문 디저트가게 ‘레드애플’ 역시 올해 연말 중까지만 열 예정이다. 속이 꽉 찬 뚠뚠이 도넛이 유명한 ‘나리꼬모’와 크로플 맛집 ‘와플샵’도 입점해 있다. 크로플은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다. 특히 가을 시즌 메뉴인 호두 비스킷 크로플을 포함한 쫄깃하고 달달한 크로플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포장 서비스도 깔끔해 선물용으로 구매해도 좋다.
디저트 부스를 지나면 유명 카페 폴바셋과 함께 포토존인 ‘위시트리’가 나온다. 은은한 조명이 나는 토끼, 초승달 모형과 함께 초록빛 나무가 한그루가 서있다. 고객들의 소망을 기원하기 위해 설치됐다. 높은 아치형 천장 구조와 함께 어우러지는 위시트리 앞에서 사진도 남겨보자.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에는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유명 식당도 여럿 들어서 있다. 깔끔한 우드 톤 인테리어에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독립밀방’은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독립밀방은 신라호텔 10년 경력의 이상훈 셰프가 익선동 한옥거리에서 처음 시작한 레스토랑이다. 현재는 청량리역사, 서울역사, 독립문역 근처에 입점해 있다.
특히 서울역점과 청량리역점에서만 제공하는 ‘수비드 광어 생면 파스타’와 ‘부라타 마르게리타 피자’를 맛보길 추천한다. ‘부채살 스테이크’도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이니 함께 즐겨보자. 생소한 메뉴인 수비드 광어 생면 파스타에는 도톰한 광어 살이 올라가 있다. 생선 향이 입안에 퍼지며 짭조름하고 독특한 맛이 난다. 해물 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다음은 홍콩 감성이 가득한 맛집 ‘호우섬’이다. 호우섬에서는 딤섬, 꿔바육 등 홍콩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게 내부는 홍콩 느낌이 나는 장식들로 꾸며져서 홍콩 현지 식당에 온 느낌이 날 것이다.
대표 메뉴는 ‘새우&돼지고기 완자 뽀짜이판’, ‘마늘 칩 꿔바육’, ‘맑은 우육탕면’, ‘블랙 하가우’다. 탱탱한 새우와 고기가 듬뿍 들어간 새우&돼지고기 완자 뽀짜이판은 누구나 좋아할만한 든든한 메뉴다. 마늘 향 가득한 마늘 칩 꿔바육도 여럿이서 방문했다면 함께 주문해보길 추천한다. 맑은 우육탕면은 향을 맡자마자 홍콩 생각이 절로 나는 요리다. 면발이 쫄깃하고 뜨끈한 고기 육수 맛이 속을 달래줄 것이다. 블랙 하가우는 호우섬 대표 인기 메뉴다. 오징어 먹물로 만들어 검은색인 블랙 하가우는 피가 얇고 속도 알차게 들었다. 딤섬용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호우섬 홍차맥주, 대만 망고맥주와 밀크티도 판매하고 있으니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레트로 성지가 된 경동시장 3대 명소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약 60년 된 폐극장을 개조한 매장이다. 이곳이야말로 전통과 트렌드가 어우러진 진정한 레트로 명소라 볼 수 있다. 매장에는 1960년대 경동극장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다.
카페 입구는 극장 문을 그대로 사용해 마치 영화관에 들어가는 기분이 느껴진다. 실내 역시 영화관 내부를 그대로 재현해 층고가 높고 좌석이 많다. 계단식 구조도 그대로 살려 극장에 입장하는 기분이 난다. 특히 스크린을 바라보는 영화관 좌석처럼 나란히 앞을 바라보는 좌석도 이 지점만 가진 특징이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시스템은 보통 고객 닉네임이 호명되거나 픽업대 스크린을 통해 나온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는 주문자 닉네임이 벽면에 영화처럼 비춰진다.
매장 앞쪽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이 문화예술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정기적으로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에 오후 6시부터 30분간 진행한다. 다양한 고객 연령층을 고려해 매번 출연자는 바뀐다. 이날 공연에는 서경대학교 학생 두 명이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카페 조명은 서서히 꺼졌다. 마치 영화 상영 직전에 불이 꺼지는 것처럼 말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보컬이 카페를 가득 채워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커플 고객이 왜 많은지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 출시한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메뉴도 함께 즐겨보길 추천한다. 음료와 디저트가 이루는 색감 조화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준다.
경동시장 이색 데이트 명소로 화제를 끈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는 스타벅스와 바로 연결돼 있다. 마음고침코너, 스타일고침코너, 개성고침코너, 기분고침코너, 고민탈출코너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회원가입을 하고 QR코드만 제시하면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스타일고침코너의 ‘DIY 나만의 팔찌 만들기’ 프로그램은 특히 인기다. 여기서 원하는 펜던트로 나만의 팔찌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마음고침코너에서는 식물 심기 체험도 진행한다. 역시나 커플 고객들이 나란히 서서 체험을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기념으로 직접 만든 화분을 가져갈 수 있으니 추억을 남겨보자.
경동시장 옥외 주차장이 파격 변신했다. 지금 경동시장 신관 청년몰 옥상에서는 ‘루프탑 푸드트럭 야시장-경동1960’이 열리고 있다. 동대문구 홍보대사인 배우 이장우가 직접 기획부터 음식 레시피 개발까지 참여해 화제를 끌었다. 음식을 즐길 수 있을 뿐더러 레트로 DJ공연, 추억의 간식 만들기 등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탁 트인 청량리 야경과 함께 전기구이 통닭, 떡볶이, 반미 샌드위치, 파전 등 다양한 메뉴를 파는 푸드트럭이 줄지었다. 좌석은 캠핑 콘셉트로 꾸몄고 테이블마다 모닥불 영상이 나오는 스크린을 배치해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날씨가 추워지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포차 존’도 마련돼 있다. 지난 11일에 문을 연 야시장은 내달 말까지 진행한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에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하니 참고하자.
글=구소정 여행+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