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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면 꼭 가봐야 한다고?••• ‘그곳’에 가고 싶은 이를 위한 안내서

최지연 에디터 조회수  

추석 황금연휴만큼은 아니지만 주말과 한글날까지 총 3일간의 휴일이 또 찾아왔다. 연이은 연휴에 훌쩍 여행을 떠나거나 명절 스트레스를 풀러 ‘집콕’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 글자가 탄생한 역사적인 날이지만, 여러 국가 공휴일이 그렇듯 한글날도 그저 ‘쉬는 날’이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글박물관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하지만 이번 한글날만큼은 본래 의미와 역사를 챙겨보는 건 어떨까. 한글은 올해로 탄생 557주년을 맞았다. 시대와 유행에 따라 새롭게 글자가 생기기도 하고 변해왔지만 우리 생활과 습관에서 600년 가까이 살아 숨 쉬어왔다.

백성을 위해 왕이 직접 만들어 낸 글자. 외국 글자에서는 볼 수 없는 애민 정신과 창의성이 담긴 신비로운 글자다. 한글날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해 보자. 한글과 관련한 모든 것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국립 한글박물관’을 소개한다.


백성을 어여삐 여겨, 훈민정음

상설 전시관의 훈민정음 해례본 전시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한글박물관의 상설전시관부터 시작해 보자. 박물관 입구 계단을 올라 2층에 가면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전시관이 있다. 흔히 학교 국어시간에 한 번쯤 외워 봤을 훈민정음 해례본 문장을 따라 한 편의 이야기처럼 구성했다.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뜻을 펼치지 못하는 백성이 많기에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든다는 순서대로 이어진다.

전시관 입구의 땅따먹기 놀이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전시는 창제 이유, 과정, 사용 역사까지 시간 순으로 진행한다. 정보만 전달하는 지루한 전시가 아니라 화려한 미디어 아트와 체험 공간까지 있어 어른과 아이가 함께 관람하기 좋다. 전시관 입구에는 해례본을 활용한 땅따먹기 게임이 바닥에 그려져 있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훈민정음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시작에 앞서 작은 놀이터를 마련한 셈이다.

미디어 아트 공간과 인식 센서 체험 전시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한글을 사용해 말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의성어와 의태어를 영상으로 표현한 공간도 있다. 벽의 사면을 모두 화면으로 사용해 3D효과를 냈다. 한쪽에는 인식 센서를 활용해 훈민정음과 한글 창제 과정을 직접 책장을 넘겨보며 읽는 듯한 체험도 있다.

일상 속 한글과 상설 전시관의 주요 자료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전시는 우리 민족이 한글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써왔는지 다양한 역사적 근거와 자료를 사용해 설명한다. 왕세자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쓴 귀여운 한글 편지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는 호소문, 한글로 주인 이름이 적힌 생활용품 등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각종 전시품이 있다. 과거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웠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금세 사람들의 일상 곳곳에 스며든 한글.

전시에서는 과거 우리 민족의 일상 속 한글을 낱낱이 찾아내 지금 우리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가나다부터, 타파하까지! 어린이 한글놀이터

한글놀이터 외관 / 사진 = 한글박물관 제공

한글을 이어 나가고 지키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상설전시관에서 한 층만 올라가면 기획 전시실과 어린이 한글놀이터가 있다. 이제 막 한글을 떼고 말이 트인 아이들과 여러 낱말을 사용해 보며 글을 익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체험관이다.

나도 간판 디자이너 체험의 모습 / 사진 = 한글박물관 제공

체험관에는 자음과 모음, 생활 단어를 활용한 여러 놀이가 있다. 글자를 조합해 나만의 간판을 만들어 보는 ‘나도 간판 디자이너’ 체험은 특히 교육적이다.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보는 채소 가게, 사탕 가게, 과일 가게, 빵 가게 등을 활용해 원하는 대로 단어를 만들어 보기에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아이가 만든 간판은 디지털 형식으로 자동 변환돼 맞은편 벽에 영상으로 나타난다.

한글 놀이터 내부 놀이시설 모습 / 사진 = 한글박물관 제공

뛰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폭신한 매트와 구강 구조를 본뜬 놀이 공간, 자모음 모양의 정글짐이나 미끄럼틀도 있다. 온통 한글로 만들어진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뛰놀며 자모음과 구강 구조에 따른 소리 변화, 낱말 형식을 배운다. 부모님은 안전하면서도 교육적인 놀이라 안심되고, 아이들은 즐겁게 뛰놀 수 있다. 한글 놀이터는 100% 예약제지만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곳, ‘한양가’로 서울 구경 떠나보자

새로운 기획 전시회 외관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어린이 한글놀이터 맞은편에는 지난 27일 문을 연 새로운 기획 전시관이 있다.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다. 이번 전시는 최초로 한양만을 다룬 한글 문학, ‘한양가’를 주제로 했다. 이는 한양의 풍경과 사람들, 생활상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살던 곳에서 멀리 떠나지 못하던 당시 상황과 별천지 같은 한양을 생생하게 나타내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소설에 등장하는 고어와 생소한 단어를 하나하나 풀이하고, 가사를 따라 함께 한양 나들이를 즐기는 것이 가장 큰 전시 주제다.

기획 전시관 내부 디지털 전시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전시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조선 후기 한양의 여러 공간을 거니는 것처럼 구성하고, 직업명과 물건명 등 다양한 우리말 어휘를 통해 당시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도록 했다. 왕의 궁궐부터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한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 풍경 등을 관련 유물과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나타냈다. 특히 시장의 경우 외국 비단을 팔던 포목점과 리치 같은 열대 과일을 파는 과일가게까지 영상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문헌자료에 등장하는 실제 대상만을 보여주는 타 박물관과는 달리, 소설 속 문장과 단어를 적극 활용해 몰입감을 높였다.

전시관 내 고문서와 내부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이번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한양가 목판본과 목판, 다양한 필사본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러 희귀 고문서도 볼 수 있다. 생소한 ‘한양가’를 최초로 다루다 보니, 당시 문학이나 여러 기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각종 한글 문서를 활용했다. ▲한글 전염병 치료서 ‘간이벽온방언해(1578, 보물)’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1728, 보물)’▲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서 ‘동의보감(1613, 초간본)’▲ 조선 후기 거문고 악보 ‘삼죽금보(국립국악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등이다. 특히 ‘한도십영漢都十詠(1479, 국립한국문학관)’은 조선 전기 한양의 열 가지 경치를 노래한 한시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국내 유일본이며 이번 전시에서 실물로는 처음으로 공개한다.

볼거리·놀거리 넘치는 한글 축제

한글을 전문으로 다루는 박물관답게 한글날맞이 대형 이벤트도 있다. 한글날이 있는 일주일 동안 다양한 체험부스에서 한글 관련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한글 주간’ 이벤트다. 한글주간은 뛰어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한글날을 기념하는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10월 4일부터 10일까지의 문화축제 기간이다.

한글박물관의 한글주간 행사 / 사진 = 국립한글박물관 인스타그램

올해 한글 주간은 더욱 풍성하다. 거울못 앞에는 유명 가수 공연이 열리는 야외 무대를, 한글박물관으로 통하는 숲길에는 각종 체험 부스를, 박물관 야외 잔디밭은 한글 자음 모양 조형물을 설치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축제를 연다. 축하 공연은 다비치, 어린이 합창단 등 여러 가수가 참여하며 한글날 당일 오후 4시부터 열린다.

한글주간에서 진행하는 체험 부스 / 사진 = 국립한글박물관 인스타그램

체험거리로는 한글 구슬 꾸미기, 압화 문자도 필통 만들기, 한글 그립톡 만들기, 한글 스티커 사진 찍기, 한글 책갈피 만들기, 한글 네일아트 등이 있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글박물관과 이어진 샛길, 거울못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박물관 야외 잔디밭에선 한글날을 맞아 ‘한글책 나눔장’도 열린다. 개인이 소장한 한글책 중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이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사고파는 장이다. 이달 7일부터 하루 3회씩 사흘간 열린다. 여기서 구매한 책은 1층의 한글도서관이나 2층의 카페에서 마음껏 읽을 수 있다. 박물관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국립중앙박물관 소재의 고즈넉한 석조 공원에 도착한다. 한쪽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 사이에 있는 연못, ‘거울 못’으로 가는 샛길도 있다.


글= 장주영A 여행+기자

최지연 에디터
content@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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