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시대, 한식의 미래’ 포럼에서 밝힌 한식사업 전망
세계 시장 속 한식의 현 주소는 ‘골든타임’
발전 위해서는 유통 산업망의 구축 필요할 것
한식은 미쉐린 가이드 등 세계적인 미식 시상식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가장 먼저 세계 시장에 진출했지만 K-팝, K-뷰티, K-드라마의 위상에 가려졌던 한식. 이제는 이 한식이 한국 문화를 아우르는 근간이 될 것이란 주장이 등장했다.
지난 13일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의 일환으로 ‘미식의 시대, 한식의 매력’이란 주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에서는 세계시장 속 한식의 현 위치와 미래를 확인하고 우리 음식이 지속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가져야 하는지 논의했다. 최정윤 샘표 우리맛 연구중심 헤드 셰프와 조셉 리저우드(Joseph Lidgerwood)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 오너 셰프가 연사로 참여했다.
최정윤 셰프는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를 넘어 페루까지 이어진 전 세계 미식 트렌드와 역사를 증거로 한식의 발전 가능성과 문화 확산 전략을 설명했다. 최 셰프는 미식의 고장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성공 원인으로 포도, 밀, 우유 등 농산물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올리브와 덴마크의 유기농 사업 등 농업이 미식 산업의 근본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2022년 우리 농수산 식품 수출이 120억 달러(약 15조 원)로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한 사실을 설명했다.
덧붙여 한식당이 뉴욕 미쉐린 가이드 73곳 중 9곳을 선점했으며 ‘요식업계의 오스카’와도 같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서 8위에 올라 현재 한식은 이른바 ‘골든 타임(Golden Time)’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한 고려 요인 1위가 음식과 미식탐방(47%)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셰프는 “한식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 인재 양성, 한식 고유성 연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한식 사업 지원 등 산업적인 전략 4가지가 필요하다”며 “어떤 문화든 출시와 소비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에 산업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한식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22조 원 그 이상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미래의 한식은 여러 문화를 뒷받침해 줄 근본적인 문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리저우드 셰프는 세계인의 시각으로 보는 한식만의 고유한 식재료와 그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했다. 리저우드 셰프는 한식의 아름다움으로 가장 먼저 뚜렷한 계절 덕에 절기마다 새롭고 신선한 제철 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깻잎이나 우렁이와 더불어 톳, 건어물, 멍게, 옥돔 등 해산물 식재료까지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또한 한식만의 매력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리저우드 셰프가 운영하는 에빗 레스토랑에서는 우렁이를 갈아 만든 색다른 퓌레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발효음식과 전통주의 매력도 설명했다. 리저우드 셰프는 “현재 뉴욕, 덴마크, 시드니 등 여러 국가에 한국 전통주를 수출하고, 양조장을 설립하는 추세”라며 “소주나 약주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한국 전통주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에빗 레스토랑은 전통주와 함께 음미하도록 구성한다.
연사 이후 두 셰프는 한식 사업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유통 산업망의 공백을 예시로 들며 앞으로 한식 사업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전망했다. 리저우드 셰프는 “런던에서 일할 당시, 아무리 작은 농장이라도 모두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각 지역의 신선한 재료와 특산물을 맘껏 구입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유통 사업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어서 최 셰프는 “실제로 내수 유통과 더불어 글로벌 식재료 유통 산업망의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외국의 한식당은 한식을 직접 맛보고 홍보할 수 있는 곳이니) 꼼꼼한 유통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글=장주영A 여행+기자
사진 = 유준 여행+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