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K-관광마켓’ 현황 파악을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섰다.
장 차관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남문로데오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고, 간담회를 통해 목소리를 듣는 등 바쁜 행보를 보였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장 차관과 함께 마라토너 이봉주, 재한외국인 폴리나 등도 참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전통시장을 한국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국의 특색 있는 전통시장을 선정해 ‘K-관광마켓’으로 지정하고 관광객 유치 및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체부가 선정한 K-관광마켓은 수원 남문로데오시장을 비롯해 서울 풍물시장·대구 서문시장·인천 신포국제시장·광주 양동전통시장·속초 관광수산시장·단양 구경시장·순천 웃장·안동 구 시장연합·진주 중앙·논개시장 등 10곳이다.
장 차관은 이날 남문로데오시장에 있는 반찬 가게 ‘아들네·아빠네’를 들려 명란젓과 고사리나물을 구매했다. 이어 분식집 ‘남문 매운오뎅’에서는 어묵을 사 먹으며 상인과 담소를 나눴다.
의류를 판매하는 영동시장에서는 잠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장 차관이 자신 스스로를 패션 테러리스트라고 칭해 웃음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장 차관은 “역도 선수 시절 세계대회에 나가며 외국 선수들을 자주 만났다”며 “외국 선수들한테 여름에는 가벼운 옷을 선물하고 겨울에는 한국 수면양말을 주면 그렇게 좋아했다”면서 외국 관광객에게 통할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을 언급했다.
장 차관이 시장 순방 중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편의점이었다. 40년 넘게 편의점을 운영했다는 사장은 “화성과 행궁동이 유명해지며 많은 관광객이 수원을 찾아주고 있지만 그분들이 남문시장까지는 구경하러 내려오지 않는다”며 “이곳까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장 차관은 “즐길 거리가 가득한 시장이 9곳이나 되니 활성화 방안을 잘 짜보겠다”고 화답했다.
남문로데오시장은 시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역사와 예술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이 시장에는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야외공연장과 예술품을 전시하는 로데오 아트홀 등 다양한 문화예술시설이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수원시는 남문로데오시장에서 어린이 사생대회 ‘상상, 그 넘어’를 개최하고 상금으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줘 시장 활성화에 힘썼다.
시장 인근에는 문화유산인 화성행궁과 조선향교 등 고스란히 보존한 조선시대 유적지가 있어 한국 전통문화도 엿볼 수 있다. 남문시장 근처에 있는 사찰 팔달사(八達寺)도 전통시장과 결합할 수 있는 연계 관광 상품이다. 팔달사를 찾은 장 차관은 약 100년 전에 그려졌다고 알려진 담배 피우는 호랑이 그림 ‘용화전’을 관람했다.
시장을 돌아 나오며 장 차관은 “강원도 원주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시장에 들러 군것질하는 게 일상이었다”면서 “사실 오기 전에는 시장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남문로데오시장은 예술과 전통문화라는 콘텐츠가 녹아 있는 점이 굉장히 특색 있기에 관광 상품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상인들과 대학생, 재한외국인 등이 함께 하는 ‘수원 남문로데오시장 관광활성화 정책간담회’도 열렸다. 특히 수원에 거주 중인 마라토너 이봉주 씨가 수원 남문로데오시장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이봉주 씨는 거동이 불편한데도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봉주 씨는 “수원은 나에게 특별한 도시다. 89년도 수원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따며 나의 마라톤 인생 발판을 만든 곳이기 때문”이라며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K리그 프로축구단인 수원 FC 선수들과 함께 시장 홍보 영상을 만들 계획이니 지켜봐 주시고 차관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간담회 참석자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는 재한외국인 폴리나 씨였다. 폴리나 씨는 “시장에서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외국인을 위한 정보가 없다”고 꼬집으며 “로데오시장의 특색을 고려해 이곳에서 음식 재료를 직접 산 뒤 비빔밥 등 한식을 만들어 먹어 보는 요리 체험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장 차관은 “좋은 의견을 모아 우리가 기대하는 바를 현실로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장 차관은 또 “관광·체육 등 현재 맡은 분야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겠다”며 “이미 있는 제도들을 잘 파악해서 필요한 곳에 연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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