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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나고 이런 고급짐은 처음… 국내 최초 미디어 아트 결합 레스토랑에 가다

장주영 여행+ 기자 조회수  

국내 최초로 미디어 아트와 파인다이닝을 결합한 레스토랑 ‘카니랩’이 문을 열었다.

카니(カニ)는 일본어로 ‘게’를 의미하고 랩(Lab)은 연구실을 뜻한다. 카니랩은 ‘게 요리 연구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니랩은 최상급 게 코스 요리를 즐기면서 동시에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영상 예술 전시를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카니랩 내부 전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을 방문한다면 ‘음식’을 맛보러 가는 게 아니라 ‘맛있는 공연’을 보러 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장장 3시간에 걸쳐 15가지 코스 요리도 먹고 미디어 아트도 관람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 요리 메뉴는 주기적으로 제철 음식에 맞춰 변경하지만 신선한 ‘게 요리’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이재혁 카니랩 대표 / 사진=임수연 여행+ PD

이재혁 카니랩 대표는 “한국인은 게를 좋아한다. 나 역시 게를 사랑한다. 다만 게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 한국에는 다양한 게 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다”면서 “게 요리가 다채롭게 발달한 외국과 달리 한국에는 찜이나 탕 외에는 친숙한 게 요리가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그게 항상 안타까워 한국인들에게도 여러 가지 게 요리를 맛보여 주고 싶었다”며 자칫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 요리 전문 해산물 파인다이닝을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인들에게 다채로운 ‘게 맛’을 알려주고 싶다는 이 대표의 야심은 카니랩 코스 요리 메뉴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살이 꽉 찬 집게발 튀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좌) 카니랩 게 꼬치, (우) 성게에 담긴 우니와 킹크랩 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은 각고의 노력 끝에 이채로운 게 요리 개발에 성공했다. 구운 킹크랩과 골드키위의 달콤 짭짤한 조화가 일품인 게 꼬치, 게살이 흩뿌려지다 못해 넘치는 일본식 달걀찜, 빈틈없이 살이 통통하게 꽉 차오른 집게발 튀김, 갓 잡은 킹크랩과 성게 생식소인 우니를 곁들인 킹크랩 회가 차려진다.

여기에 정겨운 양념치킨 소스를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크랩 튀김까지 이국적인 외관으로 보는 재미까지 있는, 나아가 한국 사람들의 입맛을 정확히 겨냥한 요리가 넘쳐난다.

카니랩 술 페어링 서비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런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철칙이 있다. 소규모 인원만을 예약 받는다. 아울러 낮 장사는 하지 않는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저녁 코스 요리만 진행한다. 저녁 코스 요리는 1인 기준 28만 원이다. 추가금을 내면 와인, 일본 청주, 샴페인 등 음식과 궁합이 좋은 술을 곁들여 내오는 ‘페어링(Pairing)’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당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걸고 나온 게 레스토랑이 궁금해 직접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스토랑 문을 나서며 한 가지 굳은 결심을 했다. “부자가 되자.” 단순히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보는 고급 해산물 요리에 반해서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카니랩에서 ‘미식을 넘어 마치 예술을 맛본 듯한 고급스러운 경험’을 했다.

카니랩 입구에서 마주한 수조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은 고객에게 일 년 내내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인다고 자부한다. 그 자신감의 비밀이 레스토랑 입구에 숨어 있다. 구에 들어서면 이곳이 파인다이닝인지 수족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큰 수조를 마주할 수 있다.

수조 안에는 최상급 킹크랩인 ‘왕게’를 비롯해 청색 왕게, 갈색 왕게, 대게 등 다양한 게가 위풍당당하게 집게발을 쳐들고 있다. 손님을 맞는 당일 날 수조에서 게를 잡아 식탁에 올리는 신선한 정성이 들어가니 카니랩 요리에는 퀴퀴한 비린 맛이 존재할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해산물과 소금 사재기 대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출처를 모르는 해산물이 꺼려지는 이들이 있다면 안심해도 좋다. 최상급 품질을 위해 노르웨이와 러시아에서만 게를 수입하고 있다.

(좌) 카니랩 바 좌석, (우) 카니랩 내부 조명 장식 / 사진=임수연 여행+ PD

바 좌석에 앉은 연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에는 미디어 아트를 가장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바(Bar) 자리와 위에서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이층 좌석으로 좌석이 나뉜다. 이재혁 대표는 “어느 자리든 각기 매력이 색다르다. 연인끼리 오는 경우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바 자리가 좋을 것 같고 단체로 올 경우에는 탁 트인 이층 좌석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카니랩은 오감을 여는 미식 경험을 위해 미디어 아트 예술단체 사일로 랩(SILO Lab)과 협업했다. 사일로 랩과 1년 간 논의를 거친 끝에 ‘바다 위의 날씨’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바다 위의 날씨는 우리 인생의 굴곡을 바다의 날씨로 표현한 작품으로 15가지 코스 요리 전·후로 나오는 영상 예술 작품이다. 미디어 아트는 ‘새벽’ ‘일출’ ‘폭퐁우’ ‘석양’ ‘은하수’ 등 총 5가지 콘셉트를 가진다.

카니랩 미디어 아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 미디어 아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대표는 고객들이 미디어 아트 공연이 마음에 위안을 준다는 반응을 보여 감사했다고 전했다.

(좌)게살 만두, (우) 그릴 크랩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카니랩은 ‘어두컴컴한 망망대해에서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해 결국은 반짝이는 별이 쏟아질 듯한 은하수’에 이르기까지 난생처음 보는 낯선 세상에 방문객을 던져놓는다. 그 생경한 풍경 앞에서 온기가 가득한 게 요리를 마주하면 음식이 주는 따뜻한 위안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매 코스 요리가 끝날 때마다 종업원이 일대일로 붙어 미디어 아트와 코스 요리를 능숙한 솜씨로 설명한다. 종업원의 일은 단순히 음식을 나르는 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종업원’이자 전시를 설명하는 ‘학예사’이며 동시에 행위 예술에 참여하는 ‘예술가’다.

카니랩 미디어 아트 ‘폭풍우’ 상영 도중의 퍼포먼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미디어 아트 ‘폭풍우’ 상영 중간에 종업원들이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며 진짜 비가 오는 듯한 진풍경을 연출한다. 영상이 끝난 뒤에는 종업원들이 옷을 우비로 갈아입은 채로 음식을 내온다. ‘일출’ 영상 시작 전에는 선글라스를 쓴 종업원들이 나와 방문객이 온전히 미식 예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디어 아트 상영과 동시에 식당 바닥을 자욱하게 메우는 안개 연기 역시 전시에 생동감을 더한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한 코스가 끝나면 식기류를 다음 요리를 먹기 가장 적합한 식기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금조개 껍데기로 만든 자개 스푼, 금수저, 은 포크, 게 전용 포크 등 식기류에서조차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카니랩 미디어 아트와 종업원 퍼포먼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미 한국은 ‘파인다이닝(Fine dining)’ 강국으로 거듭났다.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하던 고급 식당 문화가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한 끼에 10만 원을 훌쩍 웃도는 비싼 가격에도 파인다이닝 수요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보복 소비 현상과 가성비보다는 ‘개인적 경험’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통 큰 소비 행태가 식문화에 결합하며 ‘파인다이닝’이 부상했다. 몇 년 전부터 CJ제일제당, 롯데호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파인다이닝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게 그 방증이다.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파인다이닝 사이에서 외식 업계 관계자들은 예술적인 음식을 만들어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 카니랩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예술을 하는 척이 아니라 아예 예술과 음식을 합친 ‘미디어 아트 파인다이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한국에 들여왔다.

카니랩 내부 전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미디어 아트 파인다이닝 선두 주자를 표방한 카니랩은 예술과 음식에 쓰는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라면 ‘천국 같은 곳’이 될 것이다. 굳이 시간 내서 ‘꼭 가 볼만한’ 그런 식당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예전 CF에도 나왔던 대사인 “네가 게 맛을 알아?”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몰라도 안다고 하고 다녀오길 추천한다. 게 맛이 한 마디로 끝내주니 말이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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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영 여행+ 기자
content@www.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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