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한식.
기다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한식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옛 한국의 정취를 가득 품은 안국에는 한식문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한식부터 전통주까지, 한식에 대한 정보제공은 물론 방문객들이 수준 높은 한식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한식의 미를 직접 느끼고 왔다. 올해 8월에 개관한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곳이었다. 내외국민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줄, 한식 문화공간 이음 이용백서를 소개한다.
한식문화공간 이음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전 세계인에게 한식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8월에 개관했다. 기존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한식문화관, 식품명인 체험홍보관, 그리고 전통주 갤러리를 통합하여 한식과 관련한 모든 체험을 한 곳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한식문화공간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한식진흥원 한식문화공간 운영팀의 도움을 받아 공간을 둘러봤다. 보고, 듣고, 즐긴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취향에 맞게 공간을 즐기며 한식 문화를 향유해보자.
1F 한식문화공간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 |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정갈한 휴식 공간이 맞이했다. 한국 전통의 방석과 찻상이 마련되어 있는 곳에 한국 전통 식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직원은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임을 강조했다. “누구나 언제든 들러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 속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F 한식갤러리 전시로 한식의 미(味+美) 이해하기 |
한식 문화와 관련된 전시를 보며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했다. 건물 1층에 있는 한식갤러리는 한식 문화의 가치를 다양한 전시를 통해 홍보하는 공간이다. 방문했던 12월에는 청송백자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다.
큐레이팅을 담당한 직원은 “오늘날 외국 식기에 관심이 편중된 가운데 한국 전통의 식기의 훌륭함을 알리고자 백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특히 백자 중에서도 청송백자를 선택했다. 직원은 “청송백자는 한국의 4대 지방요(민간에서 구워내는 도자기) 중 하나로, 다른 백자보다 가볍고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청송백자는 청송지역의 희소자원인 청송도석을 빻아 만든다. 500년 넘는 세월 동안 전통 제작 기술을 이어오고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전시는 한식의 ‘담음새’에 초점을 맞춰 청송백자를 활용한 4계절의 음식 담음새를 선보이고 있었다. 봄 테마 밥상에는 싱그러운 봄나물이, 여름 밥상에는 정갈한 여름작물이, 가을에는 풍성한 겨울 곡물이, 겨울에는 따뜻한 겨울 식재료가 들어 있었다. 따뜻한 상아색의 청송백자는 음식을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우리 그릇에 담긴 우리 음식의 모습이 조화로웠다.
한식갤러리는 1~3개월 주기로 전시 주제를 교체한다. 4월 가오픈 기간부터 지금까지 순창 두릅, 하동 녹차, 김치 문화, 육우 등을 주제로 전시를 선보였다. 직원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통 식재료와 한식 문화를 발굴하고 알리는 게 전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청송백자 전시는 12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1월에는 새로운 주제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B1 한식도서관 한식의 유구한 역사를 배우다 |
갤러리와 연결된 길을 따라 지하 1층의 한식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한식도서관은 국내외 한식 관련 도서 2500여권을 모아둔 곳이다. 책의 종류도 많고, 휴식 공간도 충분히 제공돼 한식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우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식도서관은 현대 도서뿐 아니라 40여권의 고조리서를 소장하고 있다. 수백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식 전통 조리법을 담고 있는 고조리서를 보니 한식의 뿌리깊은 역사가 실감 났다. 직원은 “한식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한식과 중식을 잘 구분하지 못하거나 중식에서 파생된 음식문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조리서들은 한식의 고유한 전통과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한식도서관은 매달 북콘서트도 진행한다. 한식 도서의 저자를 초대해 책의 내용과 책에서 다루는 한식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직원은 “잘 알려지지 않은 도서를 발굴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월에는 희푸드 대표이자 요리연구가인 육경희 저자의 ‘순대실록’을 주제로 한 북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북콘서트는 누구든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2F 한식배움터 내가 바로 한식 명인 |
건물 2층에 위치한 한식배움터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 한식배움터에서는 매월 계절에 맞는 한식을 배우는 ‘이달의 한식’ 프로그램부터 외국인을 위한 쿠킹클래스 ‘어서 와 한식은 처음이지’ 등 10가지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2월 제철 음식을 만들어보는 이달의 한식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다. 이달의 음식은 딱 지금이 제철인 꼬막을 활용한 꼬막 무침이었다. 수업에 들어가니 참여 연령과 성별이 다양한 게 눈에 띄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설레는 표정으로 한식을 배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달의 한식 프로그램은 한 번에 24명까지 수강할 수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수업도 제공된다.
수업은 요리 초심자도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진행되었다. 강사는 한 단계 한 단계 자세히 설명하고 시연해주었다. 실시간 강의 장면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화면도 곳곳에 놓여 있어 강의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주 강사뿐 아니라 서너명의 강사들이 배움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개별 지도해주고, 도움을 준다.
30여분의 수업을 통해 맛있는 꼬막무침을 완성했다. 수강생은 포장 용기에 음식을 담아갈 수 있다. 직접 만든 맛있는 음식뿐 아니라 수업 전에 배부 받은 앞치마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한식배움터 프로그램은 음식 종류별로 상이하긴 하지만 대부분 1만원이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 한식배움터 프로그램은 한식문화공간 이음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한식배움터 프로그램 예약>
1F 전통주 갤러리 전통주를 만나고 맛보다 |
한식 문화의 또 다른 주역, 전통주를 만나보기 위해 전통주 갤러리로 향했다. 전통주 갤러리는 전통주를 홍보하고 그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구성된 공간이다. 형형색색의 전통주로 가득 채워진 갤러리에서 전통주의 종류와 제조 방식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갤러리를 안내해준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무궁무진한 전통주의 세계를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막걸리가 전통주의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전통주는 곡물 누룩, 물 등 세 가지의 기본 재료로 빚어 만든 다양한 종류의 술을 포함한다. 탁주뿐 아니라 약주, 증류주, 과실주 등 많은 종류의 전통주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통주 갤러리에서는 전통주를 시음해볼 수도 있다. 전통주갤러리는 매월 다섯 가지의 ‘이달의 전통주’를 선정하여 무료 시음회를 진행한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소믈리에의 설명과 함께 다양한 전통주를 맛볼 수 있다. 한국어 시음회뿐 아니라 영어 시음회도 있다. 아래의 웹사이트에서 전통주 시음회 예약을 할 수 있다.
<전통주 시음회 예약 링크>
이날 소개되었던 전통주는 ‘2022 우리술품평회’에서 각각 탁주, 약주, 과실주, 증류주, 기타주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이화주, 청명주, 크라테 미디엄드라이, 려, 오크불 소곡주였다. 주종마다 확연히 다른 맛과 향, 식감을 보이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전통주 초심자라면 전통주 시음회를 통해 전통주에 대한 패러다임을 넓히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전통주갤러리에서는 전통주를 구매할 수도 있다. 시음회에서 선보인 이달의 전통주를 포함한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었다. 전통주 갤러리 직원은 “전통주갤러리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팁을 전했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모든 전통주를 5% 할인된 가격으로, 이달의 술은 7%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한식에 빠져드는 하루를 보냈다. 한식 문화를 배우는 전시와 도서, 요리 체험, 전통주 시음까지.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즐길 거리가 가득했다. 한식문화공간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외국인은 낮선 한식을 접해보고, 내국인은 잘 알지 못했던 한식의 전통을 배우고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져보자.
글, 사진 = 조유민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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