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문화생활의 근간인 공공문화시설도 문을 닫았다. 방역으로 인해 불가피한 휴관이었으나. 정상운영이 불가능해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공공서비스 공백으로 국민 건강에 이상징후도 감지된다. 노년층이나 저소득층이 문화생활을 즐기기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이는 우울증으로 연결될 위험성을 내포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는 비대면 서비스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공공문화시설 피해액 증가액 눈덩이
박물관과 미술관의 운영일이 줄면서 적자가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의 박물관·미술관은 관람수입 감소로 약 469억 원,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취소 등으로 약 119억 원, 편의시설 운영 중단 등으로 약 14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해 총 피해액을 728억 원으로 추산했다.
문화시설의 휴관은 문화기반시설의 활용도 감소로도 이어졌다. 코로나 19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이 발생한 시점 이후, 도서대출 감소가 반복됐다. 지역의 공공 도서관 같은 경우 휴관과 재개관이 이어지면서 재개관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거나, 지역주민이 대면을 피하면서 이용률이 대폭 하락했다.
◆ “출퇴근 않는 어르신들 우울감 심화”
국공립 문화시설의 휴관은 코로나 방역 측면에서는 불가피한 판단이었으나, 마음을 방역하는 데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휴관 조치에 대해 “문화시설의 휴관이 코로나 19의 대응이 될 수 없다”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많았다. 문화기반시설은 단순히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는 공간이거나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타인과 연결되는 공간,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고민, 생각을 나누는 공간,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생활문화센터에서는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술활동뿐만 아니라 바둑을 두거나 주민들 몇몇이 모여 요리를 해서 나눠 갖거나, 도예 등의 소소한 취미를 계기로 말벗들을 찾아오는 어르신도 많다. 코로나 19로 식당, 카페 등 일상적인 민간시설에 갈 수 없으니 오히려 생활문화센터같이 공공 차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 마스크를 끼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분들의 연락을 많이 받는다. 특히, 출·퇴근을 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집에만 있을 수밖에 없으니 더 우울감을 느끼게 되고, 다른 곳에 다니며 불안해하느니 늘 만나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생활문화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한 문화재단 사업 담당자가 생활문화센터를 닫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17개 광역시도와 96개 기초지자체가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문화재단은 코로나 19 이후 계획된 사업을 대부분 취소하거나 변경했다. 공연장, 전시장, 교육센터는 문을 닫은 채 방역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활문화 프로그램도 대부분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생활문화동호회 활동과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던 주민공동체의 자발적인 생활문화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 어르신 저소득층 문화 소외 현상도
지방문화원이 운영하는 강좌는 백일장 등 대면이 필수적인 프로그램이 대다수인데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에는 대부분 취소되었다. 지방문화원의 휴관과 대면 사업의 취소는 주로 노인층의 문화 향유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전국 지방문화원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대표 사업 중 하나인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사업’은 2020년 262개 사업이 추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사업 포기신청이 이어져 9월 말 기준 총 210개 사업만이 추진 중이다. 이는 2019년에 311개 사업이 추진된 것에 비해 100개 이상 줄어든 것이다.
◆ 대안으로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 운영
코로나 시대에 맞는 문화 공공서비스를 위해 온라인에서 답을 찾고 있다. 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 지방문화원의 추진 사업은 기존 사업의 온라인 추진 및 비대면 사업전환이 두드러졌다. 한국문화원연합회의 대표적인 대면 사업인 ‘찾아가는 문화로 청춘’은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 운영하도록 사업 지침을 변경했다. 다만, 노년 층은 대체로 온라인 콘텐츠 접근에 익숙하지 않아 보완책이 필요하다. 고령층의 정보화 기기보유는 PC 63.3%, 스마트폰 73.3%로 일반 국민의 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두었을 때 고령층은 64.3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각 재단에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점도 문제다. 지방문화원에서 관련 인력을 충원하거나 온라인 콘텐츠에 전문성이 없는 기존 인력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사업 추진의 어려움으로 파악됐다.
노수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생활문화만을 위한 비대면 프로젝트나 플랫폼 설립에 동감했다. 어르신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다 가지고 계신다. 다만, 카카오톡이나 밴드, 유튜브 정도만 활용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다. 예를 줌을 통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어렵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직원이 1대1로 설명해드리는 식으로 해결했는데, 사전 교육 설명서 같은 걸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권오균 여행+ 기자
※ 참고 = 「코로나 19가 문화예술분야에 미친 영향 및 정책대응방안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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