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 후 집을 뛰쳐나온 남자가 420㎞ 넘게 걸은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새벽 2시경 마르케주 파노 지역 도로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이 걷고 있던 한 남성을 발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던 터라 밤길을 걷고 있던 그가 쉽게 눈에 띄었던 것.
과태료 부과를 위해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48세의 이 남성은 아내와 말다툼을 한 뒤 화가 나 무작정 집을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홧김에 시작된 그의 여정은 9일간 밤낮으로 계속됐다. 현지 경찰은 발견 당시 남성은 매우 피곤해 보였고, 다소 얇은 옷을 입고 있어 추위에 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글맵으로 보면 남성이 거주하는 롬바르디아주 코모 지역에서 그가 발견된 파노까지의 거리는 약 421㎞다. 이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의 거리(454㎞)보다 조금 짧은 수준이다. 도보로는 약 87~88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위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유쾌해 보였다”는 그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얻었다고 한다.
이후 그의 부인이 집을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나머지 실종 신고를 한 상태임이 밝혀졌다. 우선 경찰은 남성을 인근 호텔로 안내한 뒤 부인에게 남편을 데려가라고 알렸다.
야간 통행금지령 위반으로 그의 부인은 400유로(약 53만 원)을 들고 420㎞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경찰은 위반 경위를 참작해 일단 부과 통지를 보류했다. 그의 소식이 SNS를 뜨겁게 달궜고, 그를 ‘이탈리아의 포레스트 검프’라고 칭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심수아 여행+ 인턴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