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휴가를 다녀온 뒤 격리 조치된 병사들에게 부실한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올린 사진을 두고 진위 여부 논쟁이 벌어지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자신을 육군 00사단 소속 예하 여단에 복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제보자가 올린 도시락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도시락에는 쌀밥, 김치, 오이무침, 닭볶음 등의 음식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다. 누가 봐도 반찬들의 양과 질이 매우 부실하게 느껴진다.
작성자는 “휴대전화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과 뭐가 다르냐”라며 “휴가 다녀온 게 죄냐”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걸 계속 해야 하는 후임병들 생각하면 정말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 상태다. 반찬의 양과 질에 모두 만족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본인 역시 제보자와 처지가 다를 바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자신들이 받은 도시락 사진을 인증하기도 했다. 흰 쌀밥에 깍두기만 담긴 도시락 사진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휴대전화를 반납했는데 사진을 어떻게 찍을 수 있느냐며 이를 지적하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페이지 운영자는 “카메라로 찍었으니 증명이 되고, 제보해서 기사화도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카메라로 밥을 찍은 게 잘못된 게 아니라 제대로 밥을 줘서 카메라로 찍을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1일에도 같은 페이지에 “메뉴에 있던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한 육군 부대 식사로 추정되는 식판과 그에 담긴 음식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식사 인원이 120명이 넘는데 햄버거 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다 뜯어서 반으로 갈라 120개를 만들었다”며 “돈가스가 80개 뿐이라 난도질해서 조금씩 주질 않나, 불고기가 메뉴인데 당면만 나오질 않나”라고 분개했다.
또 그는 “한번은 탄약고 경계근무 끝나고 왔더니 반찬이 다 떨어졌다고 런천미트(가공 햄) 한 조각 줬다”고 주장했다.
현재 군내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장병들의 외박과 면회는 통제되고 있으며 휴가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능력 등 관리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부대 병력 20% 이내로 허용하고 있다. 휴가에서 돌아온 장병은 2주간 예방적 격리 조처된다.
‘고생하는 장병들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는 우려와 ‘특수상황인데 이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 사이에 팽팽한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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