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웹예능의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BTS는 지난 15일 네이버 스타 라이브방송 플랫폼 ‘브이앱’에 ‘달려라 방탄’(Run BTS) 142화를 공개했다. BTS 멤버들이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내용이었다.
멤버들은 팀을 둘로 나눠 배추 겉절이와 파김치를 만들고, 수제비와 자장라면을 곁들이는 요리대결을 펼쳤다. 영상에서 멤버들과 백 대표는 “배추로 빨리 담글 수 있는 김치를 담그자” “김치 맛있게 드시라” 등 ‘김치’라고 분명히 말했다.
한글 자막에서도 당연히 ‘김치’라고 표기됐지만, 중화권 팬들을 위해 서비스되는 중문 자막이 문제였다. 김치가 ‘파오차이’로 번역된 것이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에서 피클처럼 담가 먹는 염장 채소의 일종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파오차이를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한·중 간 ‘김치 기원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네이버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훈령을 참고해 번역 전문가들이 이같이 번역했다는 입장이다. 문체부가 지난해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 훈령(제427호)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규정하고 있다.
시민단체 반크는 지난해 12월 이 훈령의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을 요청했고, 당시 문체부는 “향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체부는 현재까지 해당 훈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김치가 파오차이라고 번역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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