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세계 각국에서 우울증과 불안증의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10명 중 약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겪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신경과학회가 공개한 2020년 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2019년 6.6%, 2020년 23.5%), 영국(2019년 9.7%, 2020년 19.2%), 이탈리아(2019년 5.5%, 2020년 17.3%), 일본(2019년 7.9%, 2020년 17.3%)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2배 이상 상승했지만 우리나라의 수준에는 미치지 않았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이 세계 최고임에도 치료 접근성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학회는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라며 “2002년 3월 정부가 고시한 SSRI 항우울제의 60일 처방 제한 규제 때문이다. 이 규제로 인해 전체 의사의 96%에 해당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갑자기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인데 우울증 치료의 접근성은 외국의 20분의 1로 세계 최저“라며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그 어느 나라도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헝가리, 호주 등 외국은 1990년 이후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살률이 50% 이상 감소했다“며 “자살의 주요 원인인 우울증의 치료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입원, 사망,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생활의 제한과 방역지침으로 사람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몇 배 더 심해졌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권으로 빨리 SSRI 처방 제한 규제의 폐지를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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