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공항 외벽에 부딪히며 179명이 사망한 사고가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오늘 혜성특급에서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여행업계 동향’을 전해드립니다.
1.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그 이후…
작년 12월 29일 발생한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3일 기준 총 46구의 시신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현재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2216편 엔진 역시 인양 및 수거한 상태다. 형체가 남은 동체 꼬리 부분 역시 별도 장소로 이동했다. 당국은 꼬리 잔해를 인양해 희생자 수습 및 유류품 수색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참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목된 참사 원인 역시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로컬라이저’, ‘항공기 결함’, ‘새 떼 등 관리 미흡’ 등으로 다양하다. 당국은 사고로 인해 흙더미에 묻혀있던 엔진이 사고 원인을 밝혀줄 핵심 열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장례비와 조의금 지원에 대해 유족들과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논의 후 탑승자 가족에게 안내하고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운항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제주항공은 올해 3월까지 계획했던 운항량의 10~15% 감축한다. 국내선은 오는 6일부터 3월 29일까지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무안~제주 등 4개 노선 838편을 감편한다. 무안발 국제선은 무안~나가사키, 방콕, 코타키나발루, 타이베이, 장자제 등 5개 노선의 278편을 감편해 국내선 및 무안발 국제선 총 1116편의 감편을 확정했다.
제주항공 측은 “추가 비운항 노선은 확정되는 대로 안내드리겠다”며 “예약 승객들에게 대체편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본부장은 “일본과 동남아 등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횟수가 많아서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더라도 승객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런 노선을 대상으로 감축할 것이며 국제선의 경우 하루에 2편 이상 운항 빈도가 높은 노선을 중심으로 축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자금 유동성 문제를 짚으며 ‘안전 투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측은 “취소량이 과거보다 많은 건 분명하고 현재까지도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지만 예약 유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약 14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기에 우려하는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측은 지난 30일 참사 하루 만에 6만 8000여 건의 항공기 예약 취소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3분기 기준 제주항공에 선수금 항공편으로 들어온 돈의 규모는 약 2600억원이다.
다만 송 본부장은 “2600억원의 선수금이 다 빠져나간 것이 아닌 이 중 일부만 빠져나간 것이다”며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비용들은 이미 선급금을 지급했기에 투자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제주항공의 유동성 논란을 일축했다.
현재 참사 현장에는 제주항공 임직원 400여 명이 내려가 장례식 지원, 대기 공간 마련, 유가족 식사 및 필요 사항 제공, 이동 편 및 숙소 제공 등을 하며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국토부는 오는 8일까지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활주로 주변 항행안전시설의 설치 위치 및 재질 등에 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점검 후 둔덕형 로컬라이저 시설 위험성을 확인하면 개선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참사를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은 김 대표 등 제주항공 관계자 2명에 대해 지난달 31일 출국금지 조치했다.
2. 오히려 늘었다…‘LCC포비아’라더니 굳건한 항공사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저비용항공사(LCC)’ 기피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사고 원인으로 ‘제주항공의 인력 대비 운항 횟수 과다’와 ‘국내 저비용항공사 정비 부실’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다만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무분별한 LCC 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에어·티웨이·에어서울 등 LCC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항공권 예매율 등 변화에 큰 특이사항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자사 통계로 봤을 때 2~3월 항공권 예매율이 도리어 전년 대비 미세하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제주항공을 취소한 분들이 저희 항공사로 넘어오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일 브리핑에서는 사고기 기장의 출근 시각이 한국 시간 새벽 2시였으며 제주항공이 새벽 시간대에 운항하면서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평상시에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 본부장은 “사고기 기장뿐만 아니라 다른 승무원들도 외국 현지에서 24시간 체류하는데 다음 운항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그 전후 비행 근무까지 다 고려를 해 운항 일정을 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정비 인력(부족)과 관련해서는 항공기 수가 줄어들며 정비 인력의 전체 수가 줄었을 수 있으나 국토부가 권고하는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 12명을 준수하면서 정비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비 문제와 관련해서 LCC 대부분은 엔진 수리와 같은 중정비를 해외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CC의 해외 정비 비용은 2019년 3072억원에서 2023년 5027억원으로 63.6%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정비 비중 역시 62.2%에서 71.1%로 올랐다. 항공기의 주요 결함이 발생했을 때 10건 중 7건은 해외로 보내는 꼴이다.
이번 참사로 대부분 LCC사는 정비 인력 관리 등 항공 안전 강화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1대당 12.8명 이상 인력을 둬 안전 운항을 위한 철저한 정비 진행 중”이라며 “긴급 특별 대책 회의를 진행해 랜딩기어와 유압 계통 등 전 항공기 전수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서울 관계자 역시 “아시아나 자회사이기에 공시보다 많은 정비사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정비사 363명이 9728편을 담당하기에 1명당 평균 26.8기를 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최근 정비 인력과 관련한 우려와 달리 진에어는 모회사 대한항공과 포괄정비위탁 계약을 맺고 777기종 등을 100% 위탁하는 등 자체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3. 예약 취소율 35% 증가한 여행사…취소 수수료는
상품에 제주항공 노선을 포함해 판매하던 패키지 여행사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A여행사 관계자는 “12월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예약 취소 건수가 평소 대비 약 35% 수준으로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제주항공 이용 상품 비중은 43%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고 당일부터 지난 12월 30일까지는 무안공항 폐쇄 영향 등 여파로 제주항공을 중심으로 한 취소가 증가했으나 31일부터는 취소 등 문의가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투어는 오는 10일까지 출발 예정인 제주항공 이용 상품의 항공권, 호텔, 현지 행사 등의 취소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기간 동일 일정 타 항공사 상품으로 변경하는 것도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무안공항 폐쇄로 무안공항 출도착 상품의 항공편을 인천·부산·대구 출도착 상품으로 변경해 제공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 역시 “제주항공 전 노선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취소를 원하는 고객에게 취소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출발일을 변경해 다른 항공사 등의 출발 편으로 대체 편을 마련하고 있다”며 “무안 출발 상품은 항공사와 출발일에 관계없이 전액 환불 처리 중”이라고 전했다.
전체 여행 상품 중 모그룹인 대한항공 항공기 탑승 상품이 약 75% 정도인 한진관광 역시 일부 타격이 있었다. 한진관광 관계자는 “사고 당일에는 약 2배 정도의 취소율이 있었으나 첫날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비슷한 상황으로 빠르게 안정화했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12월 30일에만 취소자가 일부 있었고 다음 날부터는 대폭 줄어 안정권으로 들어섰다”면서 “새해 할인 행사 등은 국가 애도 기간이 지난 1월 6일경부터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12월 29일까지 발권 및 3월 29일까지 출발 상품 기준으로 고객에게 대형항공사 등 다른 항공으로 전환해서 여행 떠나실 수 있도록 확인 후 안내를 드리고 있다”며 “출발일이 30일 이상 남았다면 아예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부담 없이 취소하시거나 변경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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