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빌리지라 불러도 전혀 손색없는 본점
대기줄 가장 길지만 먼저 문 여는 대전역점
비교적 인파 적어 가장 쾌적한 성심당 롯百
가장 최근 들어선 대전 시민 애착점 DCC점
“대전 사람들은 본점 잘 안 가죠, 거긴 다 타지 사람들뿐이에요.” 대전에 20년 넘게 거주한 한 시민의 말이다.
지난 2월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에서 샌드위치 전문 매장인 ‘샌드위치 정거장’을 개점했다. 본점 지하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설렌다는 반응과 함께 본점에 사람이 더 몰릴 것 같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실제로 본점과 분점의 대기시간 차이는 상당한 수준이다. 성심당 본점은 주말 기준 최대 7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후기가 나오기도 한 반면, 분점의 경우엔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입장이 가능하다. 대전 시민들은 “7시간씩 기다리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파는 빵은 똑같은데 굳이 본점까지 갈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하상가까지 이어지는 대기 줄을 보면 ‘꼭 본점까지 가야 하나’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웨이팅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장소는 어디일까. 여행플러스는 성심당의 전 지점을 방문해 직접 확인했다.
1) 골목 전체가 ‘성심당 빌리지’
성심당 본점은 골목 전체가 성심당 소유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성심당 본점 ▲샌드위치 정거장 ▲옛맛솜씨 ▲케익부띠끄 ▲성심당문화원 등이 도보 3분 이내에 붙어있어 ‘성심당 빌리지’로 불린다.
각 매장은 주력 상품에 따라 나뉘어있다. 본점에는 명란바게트, 튀김소보로 등 성심당 기본 빵을, 케이크 부띠끄에는 디저트, 옛맛솜씨에선 전통 과자를 판매한다.
새로 생긴 ‘샌드위치 정거장’은 지난해 10월 개장한 ‘튀소 정거장’과 같은 개별 상품 전문 매장 형태다. 성심당은 인스타그램에 성심당 최고 인기 코너를 뽑으면 당연히 샌드위치 아니겠냐며 성심당 본점 지하에 ‘성심당 샌드위치’ 매장을 개점하게 됐다고 공개했다. 샌드위치 구매만 원하는 고객을 위해 ‘정거장’처럼 들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샌드위치 대표 상품은 ▲애플브리치즈 샌드위치(8000원) ▲잠봉뵈르 샌드위치(6000원) ▲야끼소바빵 ▲왕관 샌드위치(1만원) 등이다. 성심당의 타제품과 동일하게 저렴한 가격에 알찬 속 재료를 가득 담은 것이 특징이다.
품절 대란을 일으킨 ‘딸기시루’는 ‘케익부띠끄’에서 판매한다. 케익부띠끄는 디저트 전문 매장으로 ▲타르트 ▲롤케이크 ▲스콘 등이 있다.
딸기시루를 한 컵에 담은 ‘떠딸기(9000원)’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대접한 ‘교황님의 치즈 스콘(3500원)’도 인기 상품이다.
성심당에선 매장 내 번잡함을 줄이기 위해 딸기시루 ‘구매존’과 ‘픽업존’을 분리했다. 케익부띠끄에서 구매 후 영수증을 들고 옆 건물의 수령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성심당 문화원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본점에서 구매한 빵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두 군데다. 본점 2층 테라스 키친에선 빙수를 비롯한 양식 메뉴들을 함께 판매하며 도보 2분 거리의 ‘성심당 문화원’은 카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성심당 문화원은 2022년 본점 인근 폐 고시원 건물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다. 1층에선 성심당 굿즈를 판매하고 4층엔 성심당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인 만큼 관광지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공간이다.
2) 대전 직장인의 아침 식사를 해결해 주는, 성심당 대전역점
성심당 전 매장 중 가장 먼저 빵 냄새가 풍기는 곳은 단연 ‘대전역점’이다. 다른 곳보다 1시간 일찍, 오전 7시에 문을 여는 이곳은 대전 직장인들의 출근길 아침 식사를 책임져왔다. 규모는 가장 작지만, 대전역의 유동 인구가 많아 대기 줄은 꽤 긴 편이다.
대전역에선 돌아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성심당 백’을 들고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대전역 사물함은 ‘성심당 냉장고’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성심당의 인기를 체감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규모는 작아도 대표 빵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어 본점 대기를 포기한 후 대체점으로 많이 찾는다.
빵 구매줄은 일반 빵과 튀김소보루·부추빵이 나뉘어있다. 인기 선물 세트인 ‘튀소세트’만 빠르게 구매해 가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대전역에서만 살 수 있는 빵은 ‘기차 마들렌’이다. 기차 모양 박스에 11개입의 마들렌이 들어있는 구성이며 작년엔 KTX와 협업해 ‘KTX 20주년 빵’을 판매하기도 했다.
3) ‘빵빵카트’가 있는 쾌적한 곳, 성심당 롯데백화점
성심당 롯데백화점은 ‘가장 쾌적한 지점’이다. 매장의 규모가 크고 사람이 비교적 적어 여유롭게 빵을 둘러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 주차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매장 내엔 유일하게 ‘빵빵카트’로 불리는 트레이가 있어 빵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빵 종류도 분점 중 가장 다양한 편이다. 딸기시루를 포함한 ▲케이크 ▲샌드위치 ▲전통 과자를 판매한다. 특히 롯데백화점에서만 판매하는 빵들이 많다. ‘롯데 시그니처 컬렉션은 주기적으로 달라지며 ▲참치빵빵 ▲생크림스콘 ▲잠봉프로마쥬 ▲모카크림빵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도 본점과 동일하게 딸기시루 ‘구매존’과 ‘픽업존’이 나뉘어있다. 매장에서 구매 후 지하의 수령 장소로 이동한다. 지하 2층엔 돈가스 같은 양식 메뉴를 판매하는 ‘오븐스토리’도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 지하엔 ‘케익부띠끄’ 공사가 한창이다. 목표 개장일은 오는 4월이며 개장 시 본점만큼의 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4) 최신 성심당, DCC점
DCC점은 성심당 지점 중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 접근성이 좋아 대전 시민들의 방문율이 높은 지점이다. 대전 관광 명소인 ▲엑스포 다리 ▲한밭수목원 ▲신세계 백화점을 전부 도보로 둘러볼 수 있다. 중구에만 몰려있던 성심당 고객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대전 관광에도 이바지한 셈이다.
주말에도 30분 내외로 입장이 가능해 대기 줄도 짧은 편이다. 이곳에서만 파는 특별한 빵은 없지만 웬만한 케이크와 샌드위치까지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주차는 대전 컨벤션센터 지하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으며 평일 1시간 무료, 공휴일은 출차 시간 마감까지 무료다.
주말에 DCC점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자차는 넣어두는 게 좋다. 주변에 예식장 가는 차들과 백화점 고객들이 함께 섞여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주차할 자리도 부족하지만, 오가는 차들이 많아 도로 전체가 정체된다.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빵’이라는 철학을 유지하며 현재 본점을 포함해 대전역점, 롯데백화점점, DCC점 등 4개의 지점에서 영업 중이다. 케익부띠끄, 옛맛솜씨, 샌드위치 정거장 등은 본점에 속하는 개념으로 지점으로 부르지 않는다. 성심당은 지점 수에 비해 매출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매출은 1200억 원을 넘으며 비(非) 프랜차이즈 제과점 전국 매출 1위를 굳건히 했다.
대전 =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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