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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마크 트웨인이 몸 담근 이곳…한국에서 허니문 성지된 스위스 산골 마을 [깊숙이 스위스]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로이커바트 마을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날이 쌀쌀해지니 간절해지는 풍경이 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노천 온천, 생각만으로도 몸이 따끈해지는 온천 여행이 간절해진다. 호사로운 온천 여행을 꿈꾼다면 스위스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깊은 계곡 웅장한 알프스를 바라보며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일은 2000년 전 로마인들로부터 시작됐다. 인구 1500명이 살아가는 산중 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 웅장한 바위산에 가로막혀 여름이 지나면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한낮 4~5시간밖에 되지 않는 이 비밀스러운 마을은 요즘 한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허니문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 첩첩산중 알프스가 꼭꼭 숨겨놓은 보물


로이크 역과 471번 버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크 역에서 471번 버스를 타고 30분을 가야 로이커바트에 닿는다. 버스에는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타고 있었다. 사람을 가득 실은 버스는 바위산 벼랑에 난 어마어마한 고갯길을 달렸다. 중간중간 산간마을 정류소에 주민들을 내려주기도 하면서 점점 깊은 산속을 향해 들어갔다.

속살을 훤히 드러낸 바위산은 마치 하늘에 드리운 장막 같았다. 버스는 단숨에 700m에서 해발 1400m까지 치고 올라왔다. 멍멍해진 귀를 원상태로 돌리려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햇빛이 점점 줄어들어 낮도 밤도 아닌 산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었 때 로이커바트 마을이 모습을 보였다.


로이커바트로 가는 버스 안에서 본 풍경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정시 출발 정시 도착 방방곡곡을 선로로 연결하는 ‘철도국’ 스위스에서도 기차로 갈 수 없는 곳이 있다. 로이커바트가 대표적이다. 로이커바트에 기차가 다니던 시절도 물론 있었다. 1915년부터 1967년까지 로이커와 로이커바트 사이를 운행하던 기차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로이커바트 버스 정류장은 마을의 관문 역할을 한다. 버스에서 내려 마트와 편의 시설이 있는 건물을 통과해 나가면 그림 같은 알프스 마을이 펼쳐진다. 마을 가운데로 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흐르고 뾰족 지붕 샬레(알프스 지역 전통 집)가 겹겹으로 놓인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발을 내딛자 스위스에 온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로이커바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커바트는 로이크로 통하는 남쪽 지역 말고는 전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쪽에는 토렌트호른(Torrenthorn, 2998m), 북쪽으로 겜미 고개(Gemmi Pass, 2322m)와 발름호른(Balmhorn, 3698m)이 그리고 서쪽에 다우벤호른(Daubenhorn, 2942m)이 자리한다. 전부 우리나라 최고봉 한라산보다도 훨씬 높다. 가까이 보이는 것만 이 정도다. 굽이굽이 산세가 이어져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40년 전 알프스에 흘러내린 물이 만드는 온천


로이커바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커바트 여름과 겨울 방문객이 가장 많다. 여름에는 하이킹,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난 후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이곳을 여행하는 공식이다. 해서 로이커바트 모든 호텔에는 크고 작은 온천과 사우나 시설을 갖췄다. 400만ℓ에 달하는 뜨거운 물이 65개의 온천구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현재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8개뿐이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궁금해진다. 이 많은 양의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로이커바트 온천물은 해발고도 2300~3000m 산중에 내린 비에서 비롯한다.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고 약 40년간 지하 이곳저곳에 흘러든 다음 해수면 500m 아래에서 지열로 인해 데워진 다음 다시 땅 위로 나오는 거다. 용출 온도는 51도에 달한다. 처음엔 그저 담수였지만 40년 동안 암석층 곳곳을 여행하면서 칼슘과 황산염, 나트륨과 철, 불소 등을 머금게 된다.


로이커바트 옛 모습을 담은 그림과 분수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온천 문화를 유럽 전역에 퍼뜨린 것은 로마 사람들이었다. 로이커바트도 그중 하나였을 거라고 추정한다. 문헌에 로이커바트 온천이 등장한 것은 1315년의 일이다. 1501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온천 관광’이 시작됐다. 당시 이 지역 주교였던 마테우스 쉬너가 온천 운영권을 획득하면서 온천 개발이 본격화했다.


아침이 밝아오는 로이커바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1968년에는 시민 공동체 온천 시설인 ‘부르게르게마인데(Burgergemeinde)’ 노천탕이 문을 열었다. 1980년 부르게르게마인데는 시설 정비를 진행한 다음 부르게르바트(Burgerbad)로 간판을 바꾼다. 1993년 또 다른 온천 시설 로렌즈바트(Lorenzbad)가 문을 연다. 부르게르바트와 로렌즈바트는 현재 각각 로이커바트 떼르메와 발리저 알펜떼르메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로이커바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커바트를 찾은 유명인은 셀 수 없이 많다. 독일 작가이자 철학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1779년 로이커바트를 방문했다. 여행 소감을 적은 ‘스위스에서 온 편지’에서 그는 “유황 냄새가 전혀 안 난다. 물 자체에 흙이 섞여 있지 않아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매우 뜨겁게 용출되며 좋은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적었다.


로이커바트 골목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전 세계 안 다닌 곳이 없는 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은 1878년 4월부터 1879년 9월까지 유럽 곳곳을 여행했다. 그때 로이커바트에도 머물렀던 그는 “온천욕은 지방을 없애고 피부병을 낫게 해준다. 이곳을 찾은 환자들은 몇 시간이고 줄곧 커다란 욕조에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 욕조에는 책상과 테이블이 떠다니는데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책을 읽거나 체스게임도 하고 심지어는 간식까지 먹는다”고 상세히 묘사했다.

# 대표 온천 로이커바트 떼르메와 발리저 알펜떼르메


로이커바트 떼르메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이커바트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을 뽑자면 ‘로이커바트 떼르메(Leukerbad Therme’와 ‘발리저 알펜떼르메(Walliser Alpentherme)’를 들 수 있다. 로이커바트 떼르메의 전신이 바로 앞서 설명한 부르게르바드다. 로이커바트 떼르메에는 실·내외 욕탕이 전부 합쳐 10개나 된다. 아이들이 지겹지 않게 온천을 할 수 있도록 슬라이드도 갖췄다.


로이커바트 떼르메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스위스 전체를 통틀어 산속 알파인 리조트 온천 시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규모가 커서 그런지 북적거리지 않게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독특한 것은 물 온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 나선형 조형물이 놓여있는 어드벤처 풀을 포함해 대부분 수온이 35도에 맞춰져 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3시간 이용권 성인 30스위스프랑(약 4만7000원), 하루 이용권은 37스위스프랑(약 5만8000원)이다.


발리제 알펜떼르메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발리저 알펜떼르메는 로이커바트에서도 가장 전망 좋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발리저 알펜떼르메는 특히 실내수영장이 예쁘기로 소문났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아치형 창문 세 개가 정면으로 보이고 창밖으로는 그림 같은 산세가 펼쳐진다. 내벽 역시 파스텔톤으로 칠해 따스한 색감이 돋보인다. 물 온도는 34~40도로 실·내외 풀에 모두 수중 마사지 시설을 갖췄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3시간 이용권은 어른 기준 33스위스프랑(약 5만2000원)에 판매한다.

두 온천 모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남녀 공용 시설이다. 두 곳 모두 라커룸 역시 남녀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 라커룸에 들어가면 사물함이 있는 공간이 있고 문이 달린 탈의실 여러 개가 모여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 환복은 탈의실에서 하고 짐은 사물함에 보관하면 된다. 수건은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 따로 돈을 내고 빌려야 하니 본인 수건을 꼭 챙겨가자.

스위스(로이커바트)=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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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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