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앞글자를 딴 MICE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기 때문에 지출 규모도 크고 고용 효과도 창출하기에 서울은 물론 전 세계 주요 도시마다 MICE 유치 경쟁이 뜨겁다.
관광 대국 태국 역시 MICE에 진심이 나라다. 태국은 국무총리 직속으로 MICE 담당 기관을 두고 있다. 전시컨벤션뷰로(Thailand Convention and Exhibition Bureau) 약칭 TCEB이 바로 그것이다. 2002년 출범한 TCEB은 2016년부터 전 세계 MICE 업계 관계자를 초청해 태국 MICE 업체와 미팅을 주선하는 연례 행사를 벌이고 있다. 행사 이름은 TIME으로 ‘태국의 혁신적인 미팅과 교류(Thailand Innovative and Meeting Exchange)’라는 뜻을 담았다. TIME 행사는 팬데믹 기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왔다.
6월 16일부터 24일 태국을 대표하는 메가시티 방콕과 휴양지 치앙마이에서 TIME 2024 행사가 열렸다. 한국 미디어에서는 유일하게 여행플러스가 현장에 다녀왔다. 제대로 된 환대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TIME 2024 행사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 ‘입국 심사 1분’ 공항서부터 시작한 환대 서비스
올해 TIME 2024 행사에는 태국 회의 및 인센티브 관계자와 한국을 포함해 호주·필리핀·중국·싱가포르·홍콩·대만·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영국·일본·미국·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파트너 40여 명이 참가했다. 각각 태국에 도착하는 시간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공항 환대 서비스를 높이 평가했다.
수완나폼 국제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 VIP 서비스와 극진한 환대는 태국 정부가 국제 행사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무엇이든 첫인상이 중요하다. 태국 사람들은 이점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비행기에서 빠져 나와 공항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끝나는 지점에 공항 직원이 이름이 적힌 종이 들고 서 있었다. 이미 공식 일정 메일에 안내가 되어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직원과 만날 수 있었다.
직원을 따라 입국 심사대로 갔다. 줄을 길게 늘어선 일반 입국 심사대를 지나 승무원, 관계자, 국빈 등만 따로 이용하는 패스트 트랙 입국 심사대로 안내했다. 줄을 거의 서지 않고 심사를 받는 시간도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짐을 찾고 세관을 지나 입국장을 나오자 TCEB 명찰을 찬 여자 직원이 맞아줬다.
일정 중 2박을 묵게 되는 킴튼 말라이 호텔에 도착하자 TCEB 직원들이 떼로 나와 맞아줬다. 그들은 입구 바로 옆 로비에 부스를 차려놓고 있었다. 한국 시장 담당자 붐과 오보와 인사를 나누고 명찰을 받았다. 킴튼 말라이 호텔은 룸피니 지구에 위치한 5성급 호텔로 한국인 여행객에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첫날 저녁 리셉션 장소는 짐 톰슨의 집으로 잡았다. 태국에서 실크 사업을 했던 미국인 짐 톰슨이 살던 곳을 박물관으로 꾸민 ‘하우스 뮤지엄’이었다. 다른 나라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태국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짐 톰슨의 집을 첫날 리셉션 장소로 골랐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태국을 사랑해 전통 기법으로 집을 짓고 여생을 방콕에서 보낸 미국인 짐 톰슨.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지금 시간의 이방인들은 100년 전 태국에 마음을 빼앗긴 미국인에 저마다 감정 이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행사에 녹아들었다.
# 방콕·치앙마이 주요 MICE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태국은 주요 국제 행사 등 마이스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TIME 브랜드에 변화를 줬어요.
좀 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테마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스파니치 티앙싱 Supanich Thiangsing
스파니치 티앙싱(Supanich Thiangsing) TCEB 미팅&인센티브 부 이사가 첫날 리셉션 저녁 자리에서 자신 있게 말했다
비즈니스 미팅은 18일과 20일 각각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진행했다. 18일 미팅에는 업체 67곳, 20일 미팅에는 34곳이 미팅에 참여했다. 방콕에서 진행한 행사는 1대1 미팅으로 바이어들은 최대 16개 미팅을 할 수 있었다. 업체마다 미팅 시간은 15분으로 제한하고 사이사이 5분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방콕 비즈니스 미팅은 오후 4시 15분에 종료됐다. 호텔 관계자, 여행사 직원 등 미팅을 진행한 MICE 담당자들 대부분은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TCEB이 주최하는 행사 중 가장 큰 이벤트답게 다들 진지하게 미팅에 임했다. 업체와 미팅하고 받은 기념품으로만 에코백을 한가득 채웠다. 간혹 구체적인 방문 계획이 있는 경우 그 자리에서 조건을 상의하기도 한다고.
20일 치앙마이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미팅은 좀 더 자율적인 분위기였다. 딱히 사전에 미팅 약속을 잡지 않고 2시간 동안 행사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담당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치앙마이 미팅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호텔 이용권을 나눠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치앙마이 지역 호텔 중 11곳이 경품을 내놓았다. 최소 2박부터 최대 4박까지 다양하게 선물을 뿌렸다.
# 치앙마이산 커피 마시고 코끼리 씻기고,
콘텐츠로 가득한 태국의 MICE
TIME 2024는 비즈니스 미팅 만큼 부대행사도 열정적으로 준비한다. 매년 방콕 외 도시를 한 곳 선정해 그곳에서 직접 문화 체험 등을 하면서 태국에 대해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공동 개최 도시는 치앙마이였다. 사실 처음에 일정표를 받아보고는 짧은 기간 중에 도시 이동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실제로 해보니 메인은 치앙마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찬 시간을 보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이동하는 국내선 공항에서도 패스트 트랙을 이용했다. 방콕 항공 체크인 데스크에 미리 직원들이 전부 대기하고 있었고 방콕 항공 라운지에서 탑승 시간을 기다렸다. 공항 곳곳에 직원들이 TIME 2024 사인을 들고 서 있어서 일행을 놓칠 일도 없었다. 태국에서 국내선은 처음 이용해보는데 본래도 이렇게 절차가 간단한 것인지 태국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태국 대표 휴양지답게 치앙마이 공항에는 현지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배낭을 짊어진 외국인 여행객이 많았는데 대부분 연령대가 낮아 보였다. 공항을 빠져 나와 30분 넘게 차를 달려 체험 농장 ‘스쿠가 에스테이트(Skugga Estate)’로 향했다. 이곳에서 바비큐로 점심을 먹고 치앙마이산 커피와 초콜릿을 맛봤다.
이튿날에는 라나 양식으로 지은 사원 ‘왓 빠 다라 피롬(Wat Pa Dara Phirom)’을 찾았다. 1938년 사원으로 공식 등록된 왓 빠 다라 피롬은 태국 왕실의 후원을 받는 곳이다. 사원 내 불상을 모신 설교 법당(Viharn)으로 들어가 작은 꽃다발을 올리고 내부를 구경했다.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왼쪽 편에 보이는 법당은 태국 북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법당 중 하나로 뽑힌다.
*란나 양식: 13~18세기 태국 북부에 존재했던 라나 왕국에서 비롯한 건축 양식으로 지붕을 계단식으로 쌓고 황금색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치앙마이 체험의 백미는 바로 코끼리 캠프 방문이었다. 매사 계곡의 열대 정글에 위치한 매사 코끼리 캠프에는 총 64마리 코끼리를 보호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코끼리 먹이를 만들어 주고 코끼리가 강에서 샤워하는 것을 도와준다. 이곳은 코로나 직전까지 코끼리 타기 체험을 진행했던 곳이다. 2020년 생태 체험장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치앙마이에는 매사 캠프 말고도 코끼리를 볼 수 있는 보호소가 많다. 대부분 매사 캠프와 비슷하게 과거엔 코끼리 쇼를 진행하던 곳들로 이제는 생태 관광으로 돌아섰다.
태국(방콕·치앙마이)=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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