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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거리 속으로”… 올해 비엔나를 가야 할 진짜 이유

장주영 여행+ 기자 조회수  

유명 관광지를 찍고 오는 뻔한 여행이 지겨워 새롭고 이색적인 체험들을 찾고 있다면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하는 건 어떨까. 비엔나관광청은 2024년 비엔나에서 꼭 경험해야 할 가장 트렌디한 여행 포인트를 선정했다. 비엔나의 온정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프렌치 감성의 그래첼(Grätzel)부터 20세기 현대 음악을 이끈 아르놀트 쇤베르크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방문객들에게 초록색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비엔나의 박물관과 영화제까지. 올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비엔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소개한다.


낭만적인 프렌치 감성의 그래첼, 제어비텐피어텔


제어비텐피어텔 거리. / 사진= WienTourismusPaul Bauer

비엔나의 소박한 매력과 로컬 고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래첼 방문을 추천한다. 그래첼은 비엔나의 작은 동네나 주택가를 이르는 말이다. 유명한 비엔나 명소가 모인 링슈트라세의 외곽에 있는 비엔나 시민들의 실제 거주 공간이다. 동화 속에 등장할 것 같은 아름답고 편안한 이미지 때문에 최근 젊은 현지인들과 MZ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감각적인 명소다.

그 중에서도 제어비텐피어텔(Servitenviertel)은 그림 같은 골목길을 따라 카페, 레스토랑, 꽃집 등이 늘어선 비엔나 대표 그래첼 중 한 곳이다.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기는 비엔나 속 ‘리틀 파리’로 통한다. 거리 곳곳에서 프랑스어를 자주 마주칠 수 있으며, 파리에서 매일 공수해오는 신선한 에클레어와 타르트는 물론 프랑스 정통 요리 키슈를 즐기며 이색적인 프렌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중심구 제어비텐가세(Servitengasse)는 모든 교통수단이 통제된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안락한 그늘과 벤치, 식수대를 겸비해 안전한 도보 여행이 가능하다. 여행자들은 제어비텐피어텔의 주민이 된 것처럼 길거리에서 서로 인사를 건네고 와인 한 잔과 함께 담소를 나눈다.

2024년 비엔나는 ‘가슴 설레는 거리(Heartbeat Streets)’라는 모토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그래첼을 소개한다. 비엔나관광청 홈페이지에서는 그래첼 유형 테스트를 통해 뚜렷한 개성을 가진 10개의 비엔나 그래첼 셀렉션 중 나와 꼭 맞는 그래첼을 찾을 수 있다.


쇤베르크 150주년 행사


아르놀트 쇤베르크. /사진= 플리커

명실상부한 음악과 예술의 도시 비엔나를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쇤베르크 150주년 행사를 주목해야 한다. 20세기 영향력 있는 비엔나의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의 탄생 150주년을 기리기 위해 새로운 음악 축제가 일 년 내내 비엔나를 물들일 예정이다. 비엔나 26개 기관 및 파트너사가 2024년 상반기에만 16개 장소에서 129개의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아르놀트 쇤베르크 센터와 빈 모던이 협력해 올해 쇤베르크 특별전을 진행한다. 안 데어 빈 극장(MusikTheater an der Wien)에서는 쇤베르크 합창단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또 쇤베르크 모더니즘의 명맥을 잇기 위해 여성 작곡가들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아카데미 오브 세컨드 모더니즘’이 출범해 다양한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이 페스티벌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 외에도 콘서트, 전시, 낭독회, 국제 마스터 클래스 및 워크숍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 여행자들에게 그의 작품과 철학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박물관과 국제 단편 영화제


비엔나 프라터 박물관. /사진= Herta Hurnaus

미래 세대까지 생각하는 비엔나의 ‘지속가능성’을 발견하고 싶다면 새롭게 단장한 비엔나의 박물관을 추천한다. 비엔나의 박물관들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천과 대안을 꾸준히 제시하며 세계적 수준의 문화 관광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비엔나의 17개 박물관이 친환경적 제품과 기업, 기관에 대해 부여하는 오스트리아 에코라벨(Austrian Ecolabel)의 인증을 받았다.

2018년 오스트리아 에코라벨을 최초로 획득한 박물관인 쿤스트 하우스 빈(Kunst Haus Wien)은 친환경성을 추구한 건축가 훈데르트바서를 기념하는 박물관이다. 8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끝내고 지난 2월 말 재개장했다. 오는 4월 5일부터 7월 14일까지 새로운 비엔나 기후 비엔날레(Klima Biennale Wien)의 본부 역할을 맡는다. 쿤스트하우스에서는 숲과 정글을 주제로 2개 층에 걸친 ‘숲속으로(Into the Woods)’ 그룹전이 열린다. 100일 동안 60개 참가 기관이 기후 위기와 관련한 문제를 다루며 예술과 환경의 조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4년간의 휴관 후 대대적인 재개장을 알리며 에코라벨을 획득한 카를 광장(Karlsplatz)의 비엔나 박물관 카를스플라츠 본관(Wien Museum Karlsplatz)도 일주일 평균 1만5000명이 방문하며 여행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난방 및 냉방, 태양광 패널 설치, 자동으로 어두워지는 세이지 글라스(SageGlass) 등을 통해 박물관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도록 돕는다. 비엔나 박물관의 분관인 프라터 박물관(Prater Museum)도 프라터 유원지 중심부로 이전해 재개관했다. 박물관은 비엔나 최초의 공공 목재 건물 중 하나며 태양광 발전, 열 펌프 및 기후 패널을 사용한다.

중부 유럽에서 가장 큰 근현대 미술관인 무목(MUMOK)은 오는 6월까지 모든 전시 구역의 바닥과 벽을 교체하고 소방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리노베이션 작업 중이다. 이번 개조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더욱 크게 줄이고 연간 총 80톤의 식수를 절약할 계획이다. 휴관 기간 동안 무목은 디지털 컬렉션, 예술가 스튜디오 방문 등을 포함한 여러 활동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QR코드 스캔 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비엔나 쇼츠의 나무 트로피. /사진= Sebastian Kraner

오스트리아 에코라벨을 획득한 비엔나 국제 단편 영화제, 비엔나 쇼츠(Vienna Shorts) 또한 수상자에게 트로피 대신 나무를 수여하는 특별한 시상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비엔나 쇼츠는 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국제적인 단편 영화제다. 개별 부문에서 우승한 영화는 자동으로 오스카 상을 비롯한 주요 영화 시상식의 후보로 지명되기에 출품작의 높은 퀄리티로 유명하다. 지난해부터 비엔나 시 정원 관리국과 협력해 매년 10그루의 새로운 나무를 심어 비엔나 쇼츠 수상자에게 헌정하고 있다. 수상자의 단편 영화는 나무에 부착된 QR 코드를 통해 근처에서 스트리밍할 수 있어 색다른 야외 영화관의 경험을 제공한다. 2024 비엔나 국제 단편 영화제는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열린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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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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