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기 좋은 계절 가을. 고즈넉한 풍경 속 울긋불긋한 단풍이 물든 곳에서 여유롭게 등산을 즐기기 제격인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대표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이다. 남한산성에는 잘 정비된 등산로, 각종 음식점, 분위기 좋은 카페가 모여 있어 당일치기 나들이 명소로도 손꼽힌다. 연간 방문객만 280만 명으로 가을 정취를 느끼러 특히 요즘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남한산성은 조선의 도성인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에 47일간 피신해있던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남한산성을 훼손한 이후 2011년에 일부를 복원했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중에게 공개해오고 있다. 남한산성에는 총 12.4㎞에 달하는 성곽을 잘 보존하고 있다. 제각각인 돌로 성곽을 쌓은 모습을 구경하며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남한산성 북문이 해체 및 보수공사를 마치고 새 단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국전쟁 때 훼손됐던 북문은 1979년 남한산성 보수 작업을 거쳤다. 이후 성문에 균열이 생기고 성문 위 누각이 기울어져 이번에 다시 전면 해체 및 보수하는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번 공사는 가로 25m, 높이 6m의 성벽을 포함해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문루를 동시에 해체 보수했다.
“2년 만에 모습 드러낸 북문을 구경하며 오르는 남한산성 장수의 길”
새롭게 바뀐 북문과 가을 단풍을 구경하러 남한산성을 찾았다. 평일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남한산성은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북문도 보고 1시간 20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1코스인 ‘장수의 길’을 따라 걸었다. 1코스는 북문, 서문을 거쳐 수어장대, 영춘정, 남문을 따라 걷는 코스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한산성 1코스를 오르기 시작한지 약 10분 정도 지났을 때 북문이 나왔다. 이제 막 공사를 마친 듯한 모습의 북문은 깔끔하고 웅장했다. 북문 옆길로 오르면 남한산성 일대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객들은 잠시 전망을 감상하며 한 숨 돌리는 모습이었다.
북문과 서문을 지나 나오는 수어장대는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인 목적으로 지어졌던 곳이다. 이제는 등산객에게 잠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수어장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유독 좋고 둘러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
해설사와 함께 하는 행궁 투어로 유익한 시간을
남한산성 행궁의 역사를 배우며 돌아보고 싶다면 해설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남한산성 행궁을 해설사와 함께 돌며 행궁에 담긴 역사를 자세히 배워볼 수 있다. 해설 프로그램은 평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11시, 오후 12시, 2시, 3시에 진행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고 비용은 무료다.
행궁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바로 한남루(漢南樓)다. 한남루는 행궁의 정문이고 이곳을 지나야 행궁 내부에 들어설 수 있다. ‘한강 남쪽에 위치한 누각’이라는 뜻의 한남루에는 병자호란 때의 아픈 사연이 담겨있다. 한남루 기둥에는 병자호란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이 한남루에서 본격적인 행궁 투어를 시작한다. 한남루를 지나 나오는 외삼문(外三門)에는 총 3개의 입구가 있다. 유독 가운데 부분 돌계단이 높고 돌이 컸다. 이유는 가운데에 위치한 계단과 문이 왕이 올라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신하들이나 일반 백성이 가운데 계단을 밟았을 때에는 형벌을 줬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외삼문을 넘어 중문을 지나면 외행전(外行殿)이 나온다. 들어서면 보이는 돌담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흩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관람객들은 설명을 들으면서 단풍과 사진을 남겼다. 붉게 물든 배경과 행궁의 조화가 매우 고풍스러우니 추억 사진을 남겨보길 추천한다. 외행전은 왕의 집무실 역할을 하던 곳이다. 병자호란 당시에는 왕이 청나라와 맞서 용감하게 싸운 병사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왕이 잠을 자고 생활했던 내행전(內行殿)도 관람할 수 있다. 아파트 평수로 따지면 약 50평(약 165㎡) 정도라고 한다. 인조가 청나라 군을 피해 잠시 몸을 숨겼던 곳이라 그런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실감난다.
남한산성 행궁 문화해설은 약 1시간동안 진행한다. 해설사는 “남한산성 행궁은 단풍이 들고 하늘이 높은 요즘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며 해설을 듣고 나면 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설사 프로그램을 통해 남한산성에 담긴 역사를 제대로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단풍과 사진도 남기면서 말이다. 행궁 해설 외에도 마련돼 있는 성곽 해설 프로그램도 참여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gg.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남한산성 다음 코스로 즐기기 좋은 인근 명소 추천 2선
남한산성에서 차로 20분이면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남한산성 전통시장이다.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근처에 있어 대중교통을 타고 방문하기에도 괜찮다. 주로 주민들만 들르던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남한산성을 갔다가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져 성남시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는 중이다. 떡볶이, 호떡, 수제 손칼국수 등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갓 뽑은 떡, 싱싱한 농수산물을 파는 가게도 늘어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시장에서 도보로 20분, 차로 5분 가량 가면 꽃내음 가득한 은행식물원(성남시 식물원)이 나온다. 은행식물원은 다양한 식물과 야생화, 곤충들이 서식하고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친숙한 자연휴식공간이자 산책 명소다. 모든 공간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정자에서 연못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휴식 공간도 마련해 힐링하기 좋다. 사계절 22℃ 에서 25℃ 사이를 유지하는 온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식물이 많아 마치 제주도에 온 느낌이 물씬 난다.
비오는 날 오후에 방문했는데도 현장학습을 온 학생들과 목공체험을 하러 온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성남시 식물원에서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 중 공예 기술을 배우고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이 가장 인기다. 친환경 목재를 직접 만져보고 자르고 두들겨 화분 받침대, 미니선반, 핸드폰거치대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으니 한번 경험해 봐도 좋을듯하다. 체험 신청은 성남시 배움숲 홈페이지(learning.seongnam.go.kr)와 현장에서 접수 가능하다. 목공 체험은 모두 유료다. 체험에 관한 세부적인 설명은 은행식물원 공식 홈페이지(epark.seongnam.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구소정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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