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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 또 다른 나를 찾는 과정, 한 달 살기에서 여행자가 얻은 깨달음은

이가영 여행+기자 조회수  

때 대한민국에 ‘한 달 살기’라는 여행 트렌드가 유행한 적 있다. ‘한 달 살기’는 말 그대도 여행지 한 곳에 체류 근거를 정해두고 한 달간 그곳에서 머물며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보다 여유롭게 생활하며 근거지를 돌아보고 주변을 여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 달 살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도 어느덧 몇 년이 지났지만, 그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물론 한 달 살이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일반 직장인에게 한 달씩이나 쉬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과도 다름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한 달 살이라는 꿈을 꾸고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사람이 있을 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서로 다른 여행지 3곳에서 한 달여간 각자의 추억을 쌓은 이야기가 담긴 책 3권을 소개한다. 2023년 1년의 절반 이상이 지난 지금, 그간 쉼 없이 달린 사람이라면 책을 통해 잠시나마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한 달의 홋카이도

윤정 / 세나북스


온통 하얀빛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보내는 나날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일본의 최북단인 홋카이도에 겨울이 오면 이 상상은 현실이 된다. 작가 역시 흰 눈의 세계, 삿포로에 환상을 품은 사람 중 하나였다. 중학생 때 처음 눈축제를 접한 그는 매해 겨울 삿포로에 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어린 소녀는 마침내 그 꿈을 이루러 홋카이도로 향했다. 삿포로에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1월 말, 단순 여행이 아닌 한 달 살기로.



아직 겨울이 오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을 읽고 있다면 그 추위를 미리 느낄 수 있다. 작가가 삿포로에 거처를 두고 생활한 그 한 달 동안 직접 본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여행의 낭만을 빼놓은 건 아니다. 작가는 삿포로 시내에서 가볼 만한 장소부터 홋카이도 내 여러 지역의 여행명소까지,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전한다. 미식의 섬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맛집 정보도 더해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구성했다.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과 가끔 서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건 행운이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거나 길을 묻거나, 떨어진 물건을 주워준다든지 하며 작은 친절과 배려가 오가는, 여행지의 어색하면서도 따뜻한 만남을 나는 사랑한다.

-본문 223쪽

작가는 한 달간 삿포로에서 말 그대로 살았던 만큼, 한국어 교사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등 일반 여행객이라면 하기 힘든 색다른 경험도 했다. 결국 이 책은 여행서로서의 정보 전달성과 에세이로서의 호소력을 모두 품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겨울 홋카이도와 이미 마주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당시의 추억을 되새기며, 홋카이도를 아직 모른다면 새하얀 겨울 왕국과의 만남을 기약하며 책을 읽어보자.

여기, 내가 사랑한 뉴욕이 있어

JIN.H / 크루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방문을 꿈꿔봤을 도시, 바로 미국 뉴욕이다. ‘여기, 내가 사랑한 뉴욕이 있어’는 뉴욕에서 한 달간 살며 겪은 일을 글로 정리한 책이다. 흔히 여유를 즐기러 가는 사람이 많은 한 달 살이에서 뉴욕을 선택한 사람이라니, 조금 놀랍기도 하다. 작가가 뉴욕을 선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적인 도시이면서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영어 사용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에서다. 그렇게 도착한 뉴욕에서 작가는 도시 구석구석을 살피며 그저 여행이었다면 몰랐을 새로운 매력을 찾아간다.



단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내용이 담겨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책은 사회초년생인 작가의 ‘처음’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인상적이다. 작가에게 뉴욕은 첫 직장을 퇴사한 후 처음 혼자 여행을 떠난 의미 있는 도시다. 이에 독자는 ‘처음’이라는 단어에 담긴 설렘과 두려움, 두 감정을 작가의 뉴욕 여행기에서 읽어낼 수 있다.

뉴욕 한복판에서 뉴요커의 삶에 깊게 뿌리내린 센트럴 파크는 무수히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지친 이에겐 휴식을, 어린이에겐 힘차게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관객에겐 공연장을, 누군가에겐 추모의 장소이자 또 다른 이에겐 매일의 루틴이 되어 주는 그런 공간이다. 굳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다른 사람들을 쫓아 매일 조깅을 하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었다. 그저 센트럴 파크의 수많은 역할 중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 마음껏 누리면 되는 것이다.

-P. 109

처음인 만큼 느끼는 점도 많다. 밤낮없이 화려한 이 도시에서 작가는 전 세계 문화와 공존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화한다. 그야말로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인 셈이다. ‘진정한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작가의 말을 따라 뉴욕의 숨은 매력을 향해 잠시 눈을 돌려보자.

60대 부부의 포르투갈 한 달 살기

김영화 / 바른북스

흔히 한 달 살기에 대해 떠올려 보면, 어쩐지 도전적이고도 강인한 이미지가 강하다. 한 달 살기의 유행을 이끌던 이들 대다수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20대 청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이 든 사람은 도전정신이 없을쏘냐. ‘60대 부부의 포르투갈 한 달 살기’는 여행 트렌드는 젊은이들이 주도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다.

부부가 올해 5월,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포르투갈이며 주요 거처는 포르투로 정했다. 도시 경관이 아름다울뿐더러 너무 번잡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총 한 달이라는 기간 중 근교 소도시도 여행했다. 그리고 당시 겪은 일을 책으로 엮었다. 사실 부부에게 한 달 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5년 전, 이탈리아 남부에서 한 달간 체류한 적 있다.

5년 만의 장기 해외여행이라 떠나기 전에는 과연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상당히 염려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서 떠나기 전의 걱정은 기우였고, 우리 부부는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차고, 새로운 삶에 도전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아울러 이 책을 통해 포르투갈 한 달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집필한 보람이 무척 클 것이다. 다음에는 어디에서 한 달 살기를 해 볼까 궁리하며, 다시 한번 꿈을 키워 본다.

-에필로그에서

느슨하고도 휴식에만 치중한 여행기가 담겼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부부는 한 달이라는 기간 중 포르투갈을 알차게 여행했다. 날짜별 여행 코스도 소개하니 포르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참고해도 좋다. 여유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글=이가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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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여행+기자
content@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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