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자치도 알토아디제(Alto Adige)가 관광객을 줄이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지난 1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알토아디제 당국은 6월까지 지역 내 숙박업소에 2019년 한 해 동안 찾아온 실제 손님 수를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이 수치를 토대로 연간 숙박업소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손님 수를 설정하기 위해서다.
작년 9월에는 당국의 허가 없이 새로운 숙박업소가 들어서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호텔, 게스트하우스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공유 숙박도 포함한다. 기존 숙박업소 중 하나가 사라지지 않으면 새로운 숙박업소에 대한 개업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지역 내 관광 명소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별 이동 수단을 통한 방문을 금지한다. 해당 고원 거주자나 고원 내 숙박시설 이용자를 제외한 이들은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이는 전부 도시의 수용량을 넘는 관광객으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에 대응하는 조치다.
오스트리아(Austria)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독일어로 쥐트티롤(Südtirol)로도 불리는 알토아디제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자치도 전체 인구는 54만 명인 데 반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2022년 한 해에만 무려 3400만 명에 달했다.
아놀드 슐러(Arnold Schuler) 알토아디제 농림국장은 인터뷰에서 “각종 교통문제부터 시작해 거주지 부족까지, 주민들의 고통도 이제 한계에 달했다”며 “지난 10년간 극도로 치열해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오버투어리즘 방지를 위한 방안 마련은 전 세계적인 고민거리다.
이탈리아 베네치아(Venezia)는 지난 1월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3~10유로(약 4400원~1만47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미국 하와이(Hawaii) 역시 15세 이상 관광객에게 1년간 유효한 관광 허가를 내주되 50달러(6만6000원)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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