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서 지하철을 타보면 원래 살던 곳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역명에 기괴하고 낯설게 느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OO대입구’ 역인데 정작 역에서 대학까지 거리는 도보 30분 이상인 등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역 이름도 더러 존재한다.
‘쿰척쿰척’으로 들리는 역부터 ‘온천 없는 온천역’까지. 전국의 황당한 역 이름을 모아봤다.
1. “괘법르..뭐라고?” 부산김해경전철 ‘괘법르네시떼역’
국내에서 별난 역 이름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괘법르네시떼역’. 눈을 크게 떠봐도 글씨 하나하나가 잘 들어오지도 않고, 어떻게 끊어 읽어야 할지도 의문이다.
‘부산의 동대문’이라고도 불린다는 르네시떼는 부산 괘법동에 있는 의류 전문 도소매 상가다.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의 ‘르네(rene)’와 유통 복합체를 의미하는 ‘시떼(cite)’의 합성어로, 프랑스어라 한국인에겐 어색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르네시떼가 있는 부산 ‘괘법동’ 역시 발음이 특이해 띄어쓰기 없이 적힌 ‘괘법르네시떼역’을 읽으려 하면 발음이 계속 꼬이기 마련이다.
2. ‘온천 없는 온천역’ 4호선 ‘신길온천역’
역 이름에 온천이 떡하니 들어가 있지만, 내리면 정작 온천은 찾아볼 수 없는 이곳. 역 출입구에는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습니다’ 라는 문구까지 쓰여 있다. 이 역은 어쩌다가 ‘온천 없는 온천역’이 됐을까.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에 있는 이 역은 당초 ‘신길역’으로 하려 했으나 서울에 전철 5호선 신길역이 이미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이 역사 인근에서 온천수가 발견돼 온천 개발을 예상하고 역명을 ‘신길온천역’으로 정했다.
하지만 온천이 발견된 토지가 국유지인 도로 부지인 데다가 온천수 최초 발견자도 10여 년 전 사망하면서 이 온천지구 개발계획은 현재 수립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고 안산시는 설명했다.
계속되는 이용객들의 혼란 때문이었을까. 안산시는 21일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도권 전철 4호선 신길온천역을 능길역으로 변경했다.
3. “물은 없고요, 공원도 없습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역’
이름만 들으면 마치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 기대와는 달리 역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워터파크를 가려면 차로 약 1시간은 달려야 한다. 역 근처를 둘러보면 경정 훈련원과 축구 경기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시설도 발견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곳에 원래 대규모 워터파크를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개발이 중단되면서 현재 방치된 상태다. 일부는 완전히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리기도 했다.
공항공사 측은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하는 중이라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 없는 워터파크역”으로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역명 변경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역은 ‘쿰척쿰척’역? 1호선 ‘금천구청역’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이 역은 지난 2015년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가 올린 글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하철 안내방송으로 ‘금천구청역’을 들으면, ‘쿰척쿰척역’으로 들린다는 것.
해당 게시글이 인기를 끌자 많은 이들이 금천구청역 안내방송을 녹음해 공유했다. 실제로 들어보니 게시글을 의식해서 그런지, ‘쿰척쿰척’으로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어떻게 금천구청이 쿰척쿰척으로 들리냐”라며 방송 그대로 ‘금천구청역’으로 들린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종종 논란에 오르는 역명으로는 ‘오시리아역’, ‘미남역’, ‘남성역’, ‘반성역’, ‘김량장역’, ‘냉정역’, ‘안심역’, ‘작전역’, ‘대야미역’, ‘매탄권선역’등이 있다.
소개되지 않은 역 중 재밌거나 특이한, 황당한 이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사진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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