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많아지면서 아동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8월 인도의 14세 소년에게 같은 마을에 살던 한 남성이 소년과 그의 친구들에게 여행비 명목으로 500루피(한화 약 7645원)를 줬다. 이후 소년은 이 남자가 준비한 버스를 타고 집에서 먼 대도시인 라자스탄주 자이푸르로 이동했다.
그러나 남성이 준비한 버스는 여행지가 아니라 팔찌 공장으로 향했다. 남성이 소년과 친구들을 유인해 값싸게 팔아넘기려고 했던 것이다. 다행히 버스가 자이푸르에 도착했을 때 정보를 입수하고 대기하던 경찰이 남성을 붙잡았다.
남성은 두 명의 공범과 함께 인도의 아동 인신매매법에 따라 체포됐다.
인도에서는 14세 이상 아동부터 일할 수 있지만 이는 가족 사업에 한해서 허용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큰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일부 빈곤층이 자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모도 모르는 사이 아이들이 인신매매범에 속아 납치되는 일도 발생한다.
인도의 어린이 보호 단체인 바흐판 바차오 안돌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9월 사이 어린이 1127명이 인신매매로 의심되는 상황 속에서 구조됐다. 이 기간 동안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86명이다.
어린이들 스스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비하르 주의 15세 소년 아만(가명)의 아버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직장을 잃었다. 장남인 아만은 아버지를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고,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났다.
아만은 자신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남자를 따라 자이푸르로 떠났지만, 그 역시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됐다.
구출된 뒤 그는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학교를 그만두고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만과 달리 경찰이 구출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니샤드(가명)는 약 5개월동안 팔찌공장에서 일하다 공장을 급습한 경찰로부터 구조됐다. 그는 다섯 명의 다른 소년들과 함께 창문이 없는 방에 가둬진 채 하루 15시간동안 팔찌를 만들었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도, 경찰에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니샤드는 “우리는 하루 종일 너무 오래 일했고, 일하지 않으면 (공장주가) 우리를 때렸다”며 “공장주는 우리가 밖으로 나가면 경찰에 체포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인도의 한 국립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NN에 “코로나19 이후 학교를 떠난 어린이 중 30%가 다시는 학교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학교를 일찍 떠난 아이들이 착취에 가장 취약하다. 이들은 인신매매를 당할 수 있고, 노동을 강요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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