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거에서 발톱이 나왔는데요….
14일(현지 시각) CNN 방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오싹한’ 버거가 화제라고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발과 발톱까지 붙어 있는 닭고기를 튀겨 만든 닭발 버거다.
미국의 유명 셰프 크리스 블레이돈이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버드 송(Bird Song)’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문을 닫으면서 포장 서비스 ‘버드박스(Bird Box)’를 출시했고, 대표 메뉴로 이 기괴한 닭튀김 버거를 고안해냈다.
빵 사이에 채소와 고기 패티, 그리고 소스가 들어간 모양은 일반적인 버거나 샌드위치와 다르지 않지만, 튀긴 닭고기에 가슴과 다리는 물론 발과 발톱까지 모두 붙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범한 버거를 생각했던 이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나, 블레이돈이 이런 버거를 만들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냥 가게에 가서 날개나 다리 부위만 24개씩 가득 포장된 닭고기를 골라 무심코 카트에 담는다. 24개의 날개를 얻기 위해 닭 12마리가 희생되는 건 생각하지 않은 채로.
블레이돈은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날개와 다리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닭의 특정 부위만을 모아 판매하는 것을 비판했다. 특정 부위만 소비하는 경향은 많은 닭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희생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또, 결과적으로 음식물이 낭비되는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엄선된 특정 부위를 사용하는 대신 전체 부위를 사용하여 조리하기 시작했다. CNN은 이미 많은 셰프, 레스토랑들이 동물 복지에 힘쓰며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하는 메뉴와 레시피를 채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레이돈은 이어 “양계업계는 닭을 얼마나 빨리 기를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 닭의 체중을 얼마나 많이 불릴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호르몬을 사용하고 대량 생산에 주력할 뿐 닭이 어떻게 사육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발톱까지 통째로 들어간 이 버거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화제가 되자, 블레이돈은 “사람들이 발톱을 무서워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면서 “발톱을 잘라내라고 하지만, 정작 무서워해야 할 것은 발톱 없이 파는 닭”이라고 강조했다.
심수아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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