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사진작가와 여성 모델이 피라미드 앞에서 외설적인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1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활동하는 모델 살마 알시미(26)는 사진작가 호삼 무함마드(22)와 함께 지난주 사카라 유적지 근처에서 고대 이집트 복장을 입고 사진 촬영을 했다. 사카라는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 모양의 ‘조세르 피라미드’와 상형문자가 새겨진 우나스 피라미드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문제는 이들의 사진이 이집트의 유물 관리 규정에 저촉됐다는 점이다. 이집트 관광 유물부는 고대의 피라미드 유적지에서의 외설스럽고 무례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알시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그는 4700년 된 조세르의 피라미드 근처에서 어깨와 다리 등을 노출하고 몸의 굴곡이 드러나는 흰색 원피스를 착용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양식의 뱀 모양 왕관, 허리띠, 팔찌 등의 장신구도 함께 착용했다. 사진에서 그는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알시미는 검은색 망토를 걸치고 관광객 자격으로 유적지에 들어간 뒤 망토를 벗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장과 포즈가 문제였을까.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유물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알시미와 촬영을 진행한 사진작가 호삼 무함마드를 체포하고 두 사람을 검찰로 보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고고학적 구역에서 부적절한 촬영을 했다는 이유다.
와지리 총장은 “우리 고유 이집트 문명과 유적을 욕보이는 사람은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 의회의 한 의원은 알시미에 대해 “가장 심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또 유적 관리 직원 6명을 상대로 누가 촬영을 허용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허용한 직원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현재 500이집트 파운드 (약 3만5000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상태다. 작가 모하메드는 현지 언론에 “엄청난 반응에 놀랐다. 난 잘못한 것이 없으며 단지 생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진행하는 비용으로 약 1000이집트파운드(약 7만원)을 받았으며 이런 사건으로 번질 줄 알았다면 이를 거절했을 것”이라며 “모델이 다른 체형을 가졌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NS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알시미의 의상이 일반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를 체포한 당국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사진을 두고 “외설적이지 않고 완전히 정상적”이라며 이집트 당국의 조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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