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부촌에 사는 한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으로 무려 365억원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외신은 부촌에 사는 90세 할머니가 중국 공안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총 2억 5490만 홍콩달러(약 365억 7000만원)을 피해봤다고 20일(현지시간)보도했다.
지난해 7월 할머니는 자신이 중국 본토의 사법 당국자라 주장하는 전화를 받았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할머니에게 ‘당신의 신원이 범죄에 이용되었고, 돈의 출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속였다.
할머니는 조사 후 모든 돈을 돌려준다는 일당의 말을 믿고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돈을 입금했다.
이 과정에서 일당 중 한 명인 19세 대학생은 할머니가 사는 저택에 직접 가서 보이스피싱 일당과 소통할 수 있는 휴대폰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경찰은 범행과 관련된 19세 대학생을 체포했다. 이후 900만 홍콩 달러(약 13억원)가 든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러나 이미 사기범들이 나머지 돈을 챙겨 도망간 뒤였다.
할머니는 홍콩 최고 부촌인 빅토리아 파크 인근 ‘더 피크’에 살고 있다. 어디론가 계속 돈을 보내는 할머니를 본 가사 도우미가 이상함을 느끼고 딸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할머니는 ‘부동산 매입 자금’이라고 둘러댔다. 이후 딸의 설득 끝에 할머니는 지난 2일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이번 사건은 홍콩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는 2021년 1분기에만 20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한 숫자다.
신해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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