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출퇴근 길, 버스 안에서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잘 수 있다면 어떨까. 피곤한 직장인들을 위한 관광 상품이 등장해 화제다. 바로 ‘수면 버스’다.
홍콩에서 피로에 찌든 직장인들을 위한 수면 버스 관광이 등장했다. “마치 수면제와 같은 효과”라고 AP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6km 구간을 5시간 동안 달리는 빨간색 이층 관광버스는 오로지 잠을 자기 위한 공간이다. AP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잠을 청한다, 아예 안대를 낀 사람도 보인다.
수면 버스 관광을 출시한 케네스 공(Kenneth Kong) 씨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와 지하철에서 꾸뻑 조는 직장인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인터뷰에서 케니스 씨는 “친구가 직장 생활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희한하게 버스에서는 잠이 잘 온다고 했다. 그 말에 영감을 받아서 오로지 숙면을 위한 관광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현지 반응은 뜨겁다. 지난 16일 토요일 첫 투어에서 전 좌석이 매진됐다.
16일 첫 번째 투어에 참석한 25살 앤슨 공(Anson Kong) 씨는 인터뷰에서 “최근 불면증에 시달렸다. 제대로 잠을 자고 싶어서 이번 수면 관광을 신청했다. 직접 타 보니 기대 이상이다”라고 평가했다.
투어에 참여한 다른 승객 마르코 융(Marco Yung) 씨는 “평소 여행할 때 버스만 타면 졸음이 쏟아진다”라며 “깊이 잠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티켓 가격은 승객 당 13달러에서 51달러 사이다. 우리 돈으로 약 1만5000원에서 6만원이다. 가격은 1층과 2층 등 좌석에 따라서 결정된다.
승객들이 더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탑승 시 안대와 귀마개도 무료로 나눠준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승객들은 개인 담요와 갈아 신을 슬리퍼도 챙겨왔다. 심지어 베개까지 가져온 사람도 있다.
수면 관광버스는 ‘수면객’들이 중간에 일어나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유명 관광지에서 잠깐 정차한다. 토요일 첫 관광 때 홍콩 공항 근처 항공기 정비구역에 잠깐 멈춰 사람들이 비행기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홍콩 수면 연구센터 셜리 리(Shirley Lee) 박사는 “홍콩 사람들은 평소에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 통근 시간 때 쪽잠을 자기도 하는데, 아마 그 습관 덕분에 저 관광버스에서 쉽게 숙면에 빠지는 것 같다”라고 AP 통신에 전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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