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 야생 버섯 표본의 95%에 방사능 오염물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에서 채취한 74개의 버섯 표본을 대상으로 독일 식품안전규제당국이 조사했다. 원인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다. 30년이 넘었음에도 독일산 버섯의 대부분에 잔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전에서 방출된 세슘-137과 세슘-134가 주요 함유물이다. 체르노빌 원전이 폭발했을 때 제논, 크립톤, 세슘 등 여러 종류의 방사성 물질이 유럽 전역으로 누출되었다. 세슘-137과 134는 그 중 방사능이 강한 물질로 반감기가 약 30년이다. 즉 사고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도 절반이 넘는 양이 남아있다 볼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가 폭발하며 시작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지역을 통치하던 소련 정부의 늦장 대응으로 방사능 물질이 열흘 간 전 유럽지역으로 방출되었다. 피해를 본 지역에 독일도 포함된다.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7단계에 해당하며 인류 최악의 방사능 사고로 기록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후유증이 남아있다. 2016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는 사고 당시 어린이나 청소년이었던 사람 중 약 1만1000여 명이 성인이 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사성 아이오딘 섭취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원자로 정화작업자와 인명 구조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에겐 백혈병과 백내장, 만성적인 심혈관 질환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사람 외에 야생 동물도 돌연변이 등장이 보고되는 등 사고의 후유증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 대상이 된 버섯은 자체적인 특징으로 인해 타 생물보다 세슘-137 함유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 소비자 보호 및 식품 안전 연방 사무소에 의하면 버섯은 토지의 영양소를 매우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농산물보다 방사능 오염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에 방사능 물질을 띈다고 밝혀진 95%의 야생 버섯에서 방사능 오염 ‘법적 한도’를 초과한 표본은 없다고 한다. 1kg당 600베크렐을 넘지 않아 섭취와 판매 등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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