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인은 내 피다.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내 피의 잔이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남긴 말이다. 와인 하면 흔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떠올리지만, 사실 원조 와인 강국은 이스라엘이다.
증명할 방법이 없어 와인 2류 국가로 취급받던 이스라엘에게 좋은 소식이 생겼다. 이스라엘에서 1500년 된 와인 양조장 유적이 발견됐다. 고대에 가자(Gaza) 지역 와인이 얼마나 인기 높았는지 증명할 단서를 품고 있다고 한다. 어떤 비밀을 담고 있는지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 아비브(Tel Aviv)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야브네(Yavne) 마을에서 대규모 와인 양조장 유적이 발견됐다. 축구장 한 개 크기의 대형 와인 제조 공장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굴된 비잔틴 시대 와이너리 유적 중에서 가장 크다.
유적은 다섯 개의 와인 제조 틀로 이루어져 있다. 매우 잘 보존되어 있어 와인 제조 공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포도를 으깨는 돌, 과즙이 흐르는 경로, 그리고 담아두는 대야까지 확인 가능하다. 와인 숙성 창고와 와인병을 굽는 가마까지 발견됐다.
존 셀리그먼(Jon Saligman) 발굴 팀장은 당시 최고 양조 기술이 집약된 시설이라고 발표했다. “대형 제조 틀 다섯 개가 나란히 안치된 배치는 여기가 대규모 와인 산업 시설이었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와인 양조 기술의 정점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인터뷰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이곳에서 연간 2백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했다고 추정한다. 1500년 전 ‘가자(Gaza) 와인’으로 불린 이 지역 와인은 25리터 병에 담겨 이집트, 터키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수출됐다. 특히 유럽에서 가자 와인의 수요가 높았다고 현지 발굴 팀은 전했다.
고대에 와인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까지 즐겨 마시던 음료였다. 상수도 미비로 당시에는 물이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물 대신 술을 주로 마셨다. 또한 와인은 식사 때 입맛을 돋우고 영양도 풍부하기 때문에 고대 사람들이 좋아했다.
1500년 전 와인의 맛은 현재와 같을까? 셀리그먼은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 당시 맛을 설명한 문서가 없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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