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펭귄이 범고래를 피해 관광객 보트에 뛰어드는 장면이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다.
8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는 남극 게르라슈 해협을 여행 중에 먹이사슬의 현장을 목격한 한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여행 블로거 맷 카스텐(Matt Karsten, 40)과 안나(Anna Karsten, 32)는 고래 관광을 위해 관광 보트를 타고 빙하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한 펭귄과 범고래 떼를 발견했다. 펭귄은 있는 힘을 다해 헤엄치며 범고래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긴장감이 흐르는 몇 분 동안 도주는 계속 되었고, 보트에 탄 관광객들은 “고! 펭귄! 고! 펭귄!”을 외치며 펭귄의 목숨을 건 사투를 응원했다. 지친 펭귄은 보트로 수차례 점프를 시도하지만 미끄러지는 실패를 반복했다.
하지만 펭귄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날아올라 보트 안으로 폴짝 몸을 던지는데 성공했다. 보트 위에서 이 모습을 찍고 있던 사람도 펭귄이 다시 빠지지 않도록 엉덩이를 받쳐줬다.
맷은 “이런 광경을 직접 보다니 믿기지가 않았다”며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한 장면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펭귄은 범고래에게서 도망쳐 매우 안심한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펭귄은 보트 위에서 범고래 떼가 사라질 때까지 잠시 머물다 다시 바다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목격된 펭귄은 젠투펭귄으로,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세 번째로 몸집이 큰 펭귄이지만 키는 50cm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젠투펭귄의 최대 천적으로 알려진 범고래는 ‘킬러 고래’라는 별명답게 펭귄뿐 아니라 물고기나 물개, 심지어 상어도 잡아먹는 바다의 최고 포식자다.
관광객들은 범고래가 펭귄을 잡아먹는 것이 자연적인 생태계 흐름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작은 생명체가 이날 하루 만큼은 범고래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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