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의 고성을 사들이는 부유한 중국인과 대만인들이 늘고 있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코틀랜드 등의 오래된 성이 중국, 대만 등 중화권 부호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부동산업자인 피그나티 모라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고성은 일종의 ‘트로피 자산’으로 대만 부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특히 탑, 해자, 성벽 등 전통적인 외관을 유지하되 내부에 체육관, 수영장, 영화관 등 현대적 시설을 갖춘 성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안전한 유럽의 고성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로마의 북쪽에 있는 토스카나 지역에서 성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들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밭이 함께 있어 인기다. 이들은 여기서 나온 작물로 자신들이 먹고 마시기 위한 소량의 올리브유나 포도주를 만든다.
프랑스에서 고성을 사들여 호텔로 개조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건축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고성 복원 및 수리에 사용된 금액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영향이다.
이탈리아의 고성은 700만 유로(약 94억원)~2000만 유로(약 270억원) 수준이다. 프랑스의 경우 비싼 건물은 5000만 유로(약 676억원)에 달한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지난해 성이 포함된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지난해보다 4배 증가했다. 여기서는 고성이 최대 800만 파운드(약 126억원)에 거래된다. 성을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6억원), 연간 유지비는 최소 5만 파운드(약 790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향후 투자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새빌스의 네이미 맥냅 스코틀랜드 전원주택 책임자는 “스코틀랜드에는 아직 중국인 구매자가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들의 좋은 투자처로 성장할 것이므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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