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이용하여 새들을 내쫓는 이색 실험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에서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이 활주로 사이에 돼지 농장을 만들었다. 총면적은 2헥타르이며 돼지 19마리를 기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주간 진행되는 실험에서 과연 돼지가 활주로 거위들을 내쫓을 수 있는지 관찰한다. 돼지는 거위들이 주식으로 삼는 딱정벌레들을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직접 새들을 내쫓는다고 알려져 있다.
“돼지는 뭐든지 가리지 않고 다 먹는다”라며 “돼지가 딱정벌레들을 모두 잡아먹으면 거위들이 알아서 물러날 것”이라고 이번 실험을 맡은 양돈업자 스탠 그로드먼스(Stan Gloudemans) 씨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버드 스트라이크’라고도 불리는 조류 충돌은 공항 운영의 최대 적이다. 만약 새 시체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갔다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은 야생 조류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18년에만 565건의 조류 충돌이 보고됐다. 2021년에는 팬데믹으로 항공기 운항 횟수가 대폭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류 충돌이 259건 일어났다.
“해안 간척지 위에 건설된 이곳은 물이 풍부하고 넓은 목초지를 가지고 있어 야생 새들이 자주 찾아온다”라고 스히폴 국제공항 대변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현재 암스테르담 거위 개체 수는 1970년과 비교하여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다행히 돼지들은 소음에 둔감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연구진은 전한다.
“항공기 소리에 돼지들이 처음에는 놀랄 수 있지만 곧 유연하게 적응한다. 만약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강아지가 자기 꼬리를 빙글빙글 쫓듯이 바로 이상 증세를 보인다”라며 바헤닝언 대학교 허만 버미어(Herman Vermeer) 연구원은 안심을 당부했다.
양돈업자 스탠 그로드먼스 씨는 “만약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내년부터 활주로 돼지 농장 규모를 점차 확대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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